북한, 언제까지 주민 몸때우기식 태풍대비 할 건가

강한 비바람을 동반해 한반도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됐던 태풍 솔릭이 지난 밤사이 세력이 약화돼 예상보다는 피해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태풍 ‘라이언 록’의 악몽을 떠올렸던 북한 기상 관계자나 주민들의 우려도 조금은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아직 방심하기는 이르다. 태풍이 한반도에서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예의주시하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24일 오전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만 해도 강한 중형급이던 ‘솔릭’은 현재 약한 소형급으로 세력이 약해지고 크기도 줄어들었다. 강풍 반경은 210㎞이고, 태풍의 영향권 내 최대 풍속은 초속 22m(시속 79㎞)다. 이 정도면 간판이 떨어지고 기왓장이 날아가며 신호등이나 가로수가 쓰러질 수도 있는 수준이다.

현재 경로라면 오전 10시께 강원 영월·정선, 오전 11시께 강원 강릉·동해 부근을 통과해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도 지역은 아직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으로 북한 지역에서 농작물 피해가 매우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북한 알곡 생산의 30% 이상을 담당하는 황해도 곡창지대의 피해가 컸다. 곡식이 여무는 시기에 수량이 부족해서 벼 이삭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노랗게 말라버리는 현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만약 가뭄에 태풍 피해까지 겹쳤다면 북한의 농업생산량은 큰 타격이 불가피했을 것이다. 그 피해는 집권층이 아니라 주민들이 입게 된다. 최근 몇 년간 농업생산량이 500만톤 이상으로 비교적 쌀값이 안정되고, 대규모 굶주림은 발생하지 않았다.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 흉년까지 들었다면 주민들의 생활고는 극심해졌을 것이다.

북한 당국은 태풍 솔릭이 접근하자 통행금지 조치를 취하는 등 주민들에게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그러나 태풍 대비에 필요한 물자나 장비는 공급하지 않아 현장에서는 주민들이 흙과 돌을 날라 제방을 보수하며 몸으로 때우는 일이 반복됐다. 언제까지 하늘만 보고 농사를 짓고, 피해가 발생하면 주민 동원하고 구호단체에 손을 벌리는 행태를 반복할 것인가?

북한 당국은 연례행사처럼 돼있는 가뭄과 홍수, 태풍 피해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노후화 돼 임시방편으로 땜질식 보강만 해온 하천과 수로를 정비하고, 제방 시설도 시멘트로 튼튼하게 세워야 한다. 장기적인 계획으로 산림녹화에도 나서야 한다.

우리 정부도 남북관계 개선 국면에 경협 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북한 재해 방지를 위한 지원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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