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양강도 3개군 농업개혁 시범구역 지정

김정은의 농업개혁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북한은 최근 협동농장 분조를 4∼6명 수준으로 축소하고 국가가 생산물을 시장 가격으로 매입하는 개혁 조치를 각 시도에 내린 바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양강도에서는 3개군을 지정해 국가 계획량을 초과한 생산물을 농장원들에게 전량 분배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치는 농업 생산량 증대를 위해 분배 방식에 변화를 주는 실험이다. 북한은 김정은의 지시로 노동당 간부들을 중국 농촌의 대표적인 개혁 모델로 꼽히는 화시촌을 시찰하게 하는 등 관련 개혁 방안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혜산 소식통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양강도 대홍단과 김형직군(구 후창군), 김정숙군(구 신파군) 내의 협동농장을 새로운 품종의 종자와 비료, 제초기 등을 제공하고 알곡 생산량의 30%를 개인에게 분배하겠다는 방침을 내렸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국가가 제시한 목표 생산량 이내에서는 국가가 70%, 농장원이 30%를 가져가도록 했지만 목표량을 초과할 경우 전량을 농장원들이 갖게 된다”면서 “결국 당국이 계획량을 어느 수준으로 제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정책적으로 협동농장의 생산량에 관계 없이 농장원 개개인의 노력공수(작업일수나 강도)에 따른 차이만 반영하는 균등 분배 정책을 고수했다. 1990년대 식량난 이후에는 군대의 직접 관리 등으로 분배량이 더욱 줄었다. 이번 시범 조치가 정상적으로 수행된다면 농장원들이 당국의 계획량을 초과 생산할 경우 분배량은 기존보다 크게 늘어난다.   


북한이 6.28 조치를 통해 국가 수매가격 현실화를 통해 농업 생산량 증대를 꾀했다면 이번 시범 조치는 인센티브 극대화를 도모한 경우에 해당한다. 분조 축소와 종자 지급 등 국가 선(先)투자 개념은 동일하다.  


신파군에는 이미 김정은의 선물 명목으로 새로운 농기계가 반입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생산물의 30%를 개인이 받고, 여기에 초과된 부분까지 갖게된다는 소식을 듣고 3개군 농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도시로 나갔던 주민들도 다시 이 지역으로 돌아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화폐개혁 등으로 당국의 조치에 실망이 컸던 주민들 사이에서는 당국의 개혁 의지를 있는 그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당국이 계획량을 지나치게 높이거나 인민군 지원 등의 명목으로 30% 분배 약속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 농업과학원 출신 이민복 씨는 “1985년에 김정숙군에 내려가 직접 분조장을 하면서 이와 같은 변화를 시험해봤지만 개인농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생산량 증대나 초과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농장몫으로 30%가 할당된다고 가정해도 결국 노력공수라는 애매한 기준에 따라 개인들에게 분배해야 한다. 결국 일을 열심히 하나 하지 않나 큰 차이가 없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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