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앞마당서 열리는 비핵화 실무회의

오는 16∼17일 북핵 6자회담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가 열리는 중국 선양(瀋陽)은 전통적으로 북한의 앞마당이었다.

선양은 평양과 베이징(北京)을 오가는 국제열차의 중요 경유지의 하나로 1천명이 넘은 북한 주재원과 가족들이 상주하고 있는 중국 동북3성의 최대 도시. 북한이 50년대에도 영사관을 설치해 운영했을 정도로 과거부터 북중 교류의 중심지로 기능해왔다.

또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고려항공이 다니고 있어 평양을 방문하는 외국인이라면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관문도시이기도 하다.

지난 92년 한중 수교를 전후로 한국인들이 물밀듯 들어오면서 위상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선양시 중심가에 북한이 단독으로 투자해 건립한 칠보산호텔과 시타(西塔)가에 점점이 들어와 박힌 북한 식당들이 아직까지 상당한 북한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선양은 이달 초 개최된 4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초청대회에서 시민들이 어느팀과 경기를 벌이든 북한팀에 열렬한 응원을 보냈을 정도로 북한과 유대감도 강한 고장이다.

선양은 작년 6월말 의장국인 중국이 교착국면에 빠져 있던 6자회담을 살려 보려 이곳을 비공식회담 개최지로 제안하면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비록 무산되기는 했지만 한국과 북한, 미국, 일본, 러시아 등 5개 당사국이 모두 총영사관을 설치해두고 있는데다 전통적으로 북한과도 인연이 깊은 도시라는 점에서 회담 개최지로서는 제격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회의 장소로 랴오닝(遼寧) 우의빈관이 선택됐다는 사실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대목이다.

우의빈관은 총 58만㎡에 달하는 광할한 대지에 회담장을 비롯해서 호텔과 연회장, 화원, 산책도, 호수 등 각종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어 회담장소로는 베이징의 댜오위타이(釣魚臺)에 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김일성 주석도 생전에 중국을 방문할 때 잠시 머문 적이 있는 장소. 북한이 그간 비핵화는 김 주석의 유훈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이런 유서를 지닌 우의빈관에서 북한이 어떤 결단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한편 북한 대표단이 숙소를 어디로 정할지도 관심거리다.

베이징에서 열리는 6자회담의 경우 북한 대표단은 대사관 구내숙소에 머물면서 회담장을 오가곤 했지만 선양의 북한총영사관은 베이징대사관 만큼 대표단 일행이 머물 수 있는 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그간 선양을 드나든 북한의 각 대표단이 칠보산호텔을 숙소로 삼았던 관례를 근거로 북한 대표단 역시 이 호텔에 둥지를 틀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각국의 외신기자들이 호텔로 대거 몰려들 것을 예상하고 이번에도 영사관을 포스트로 삼을 공산이 크다는 전망도 설득력을 갖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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