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식량원조 어떻게 해야 하나

“북한의 기근을 이해하지 않고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전망이 불가능하다.”(서문 중)

미국의 아시아 정치경제 전문가가 이런 관점으로 북한의 기근문제와 국제사회의 원조 현황을 분석한 ‘북한의 선택'(매일경제신문사)이 번역 출간됐다.

UC샌디에이고의 국제관계 및 태평양지역학 대학원 교수인 스테판 해거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자 예일대학 겸임교수인 마커스 놀랜드가 함께 쓴 이 책은 기근으로 북한에서 60만-10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한다.

북한 기근의 원인은 보통 1995년 홍수와 그밖의 자연재해로 알려져있는데, 저자들은 북한사회의 본질적인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했다고 말한다.

“실패한 경제 및 농업정책뿐 아니라 사회주의 경제 체제가 실패했을 때 바로잡기 위한 방법을 갖추지 못한 정치 체제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

저자들은 식량이 북한 주민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를 알아보는 현지 모니터링 체계가 취약했다며 “1995-2005년 세계 기구들이 23억 달러가 넘는 원조를 쏟아부었지만 2005년까지 원조의 30% 가량이 아마도 전용됐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모든 정보 출처를 검토해봤을 때 북한은 충분한 식량 원조를 받고 있었지만” 북한 정치 지도층은 국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저자들은 특히 “한국과 중국의 사실상 무조건적 원조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다자간 인도주의적 활동의 효력을 떨어뜨렸다”고 비판한다.

“최악의 식량위기가 완화되고 남한의 원조가 대량 유입되기 시작함에 따라 북한은 심한 간섭을 받아야 하는 다른 원조에 의존할 필요성이 줄었고, 이런 원조를 얻기 위해 정치적으로 양보하는 것을 꺼리게 됐다.”(164쪽)

저자들은 또 2005년 북한이 WFP의 철수를 요구했는데, 여기에는 “남한 정부의 정책 선택이 가장 문제 있었다”며 “무조건적 경제 지원 전략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필요한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말한다.

그러나 식량원조의 전면적 삭감이 상황 개선이나 정권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불확실하다고 내다본다.

책은 무역과 투자라는 유인물을 제공해 북한에 ‘개입’하면 개혁 선호 집단이나 국제적 경제 개방과 이해관계가 있는 집단이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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