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우리의 사립 어린이집과 유사한 개인 탁아소가 생겨나 장사를 하거나 직장을 가진 부모들이 아이를 맡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전했다. 평성(평안남도)과 신의주(평안북도) 등 장사가 활발하고 소득이 높은 지역에서는 탁아소 보모(아이 돌보미)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좀 되지만 부모가 바빠서 아이를 돌보기 어려운 가정에서 개인 탁아소를 선호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북부지방을 중심으로 개인 탁아소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진 데 이어 평성, 신의주 등 서부지역 대도시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있다고 보고돼 개인 탁아소가 전국적인 현상이 되고 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 협동농장과 3급 이상의 공장 기업소의 경우 자체 탁아소를 운영한다. 규모가 작은 공장이나 기업소에 자체 탁아소가 없어도 지역 탁아소에 아이를 맡길 수 있다. 전업주부의 경우 아이를 탁아소에 맡기는 것보다 유치원에 들어갈 때까지 가정에서 보는 게 일반적이다.
소식통은 “탁아소에 보내기 보다는 개인에게 맡겨서 집단생활에서 발생하는 사고도 방지하고, 영양식도 따로 제공할 수 있다”면서 “돈 있는 집들은 굳이 지역에 있는 국가 탁아소에 보내기보다는 개인 탁아소에 아이들을 맡기려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개인탁아소 선호 현상에 대해 소식통은 “국가 탁아소나 개인이 하는 탁아소 모두 보육 방식은 별반 다르지 않고, 교육은 오히려 국가탁아소가 전문적이다“면서도 ”수십 명이 단체생활을 하는 곳보다는 한두 명을 집중적으로 돌보고, 점심이나 간식도 부모가 제공한 음식대로 더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일반 탁아소는 소아의 경우에 기저귀 외에 별도로 준비하는 게 없지만, 개인에게 맡길 땐 아기의 나이(개월 수)에 따라 분유와 찹쌀가루, 쌀, 간식을 챙겨줄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아이를 돌보는 비용이나 식사나 간식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된다. 많게는 100위안이 들지만 요즘 북한 부모들은 이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최근 경기 악화가 개인 탁아소 선호를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원거리 장사를 하는 부모들에게 야간까지 아이를 돌봐주는 개인 탁아소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아기를 맡기는 시간은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가 기본이지만, 사정을 이야기하고 돈을 주면 더 돌봐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종의 사적 보육에 대해 불안감을 가진 부모들은 다양한 사고 발생의 우려 때문에 여전히 국가 탁아소를 선호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