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화 발달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로 형성”

진행 : ‘한주간의 북한 소식’입니다. 오늘도 강미진 기자와 함께 하겠는데요. 강 기자, 우선 지난 한 주 사회 동향에 대해 전해주시죠.

기자 : 네, 최근 어려움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부에 전해드렸던 것처럼 지난해 농사도 제대로 안 됐고, 또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로 시장 활동도 많이 위축된 것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시장이 발달됐고 장사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도시 보다 농촌 지역 주민들의 경우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데요. 요새는 하루에 한 끼 정도 끼니를 거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 : 네, 봄이 다가오면서 이제는 농사를 준비해야 할 텐데요. 하루 빨리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라봅니다. 다른 소식도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한 평양시 당위원회가 봄이 시작되면 진행하는 도시미화 작업에 필요한 에나멜을 주민들에게 부담시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해당 소식을 전한 평양 사동구역의 한 소식통은 에나멜 10kg을 바치는 주민에게 일부 사회동원에서 면제시켜주겠다면서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북한은 통상적으로 봄이면 도시미화 작업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평양의 경우 다른 지방보다 더 극성이라는 것이 소식통의 말입니다. 각 기관들과 주거용 아파트는 물론이고 거리에 있는 상점과 매대들에서도 도색작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 : 상황이 그렇다면 봄철 위생 사업에 필요한 에나멜 등 여러 종류의 페인트들을 구입하기 위해 주민들이 바빠졌겠는데요?

기자 : 네. 일부 주민들은 중국 여행을 가는 사사여행자(친척방문자)들에게 특별히 부탁하기도 하고, 또한 북한산 페인트가 생산되는 평안남도 용천군으로 발품을 팔기도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저도 북한에서 살 때 거주지역 보안서(경찰서)의 연구실이 새로 지어지면서 도색에 필요한 에나멜을 구입하려고 평안북도 용천군에 갔던 적이 있는데요, 작은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었는데 질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당시 뇌물을 줘야 겨우 구매할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평양시 중구역 서창동에 있는 식료품 상점. 북한 소식통은 “해마다 봄철위생사업으로 건물과 명판들에 도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내부 소식통 제공

진행 : 주민들의 생활은 어려워지고 있는데, 이와 무관하게 징수사업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참 안타깝습니다. 다음으로 시장 이야기 들어볼까요? 최근 동향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기자 : 네, 대부분 마트나 재래시장, 그리고 대형백화점 등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가격에 대해 많이 고민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무턱대고 싼 것을 고르기보다 싸면서도 질이 괜찮은 적정가격의 상품을 찾곤 하잖아요. 최근 북한에서도 이런 문화가 조금씩 싹트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전에는 한 시장에서는 동일품목이 대부분 비슷한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졌었는데요. 양말이나 인민복, 잠바 등은 특히 그랬는데요. 최근에는 한 상품에서도 가격대가 천차만별로 형성되곤 한다고 합니다.  

진행 : 네 저도 이따금 재래시장에 나가게 되는데요, 곳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요, 브랜드에 따라 또 다르더군요. 이제는 북한에서도 자신의 기호와 경제 사정에 맞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 거군요?

기자 : 네, 최근 북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시장에 나가면 쌀부터 농토산, 공업품, 잡화 매대마다 같은 상품이지만 가격이 다른 물건들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다고 전했는데요, 소식통에 따르면 음식에서도 같은 종류라고 해도 가격대가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북한에서 살 때인 2000년대 말에는 양말이나 옷 등은 거의 비슷한 가격대에 팔렸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천 재질에 따라 각이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재미있는 사실은 한 시장에서도 가격 차이가 현격하게 나는 현상도 나온다고 하는데요. 예전에는 다른 장사꾼보다 비싸게 팔면 안 팔린다는 생각에 서로 비슷하게 맞추곤 했었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아닌 경우가 나온다는 겁니다. 이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잘 파악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진행 : 한 시장에서 여러 가격대로 팔리고 있는 상품들을 꼽는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 네, 우선 음식종류부터 꼽자면 농마국수가 있는데요, 양강도 시장에서는 500원부터 6000원대로 다양한 가격대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또 빵인데요, 이전에는 비슷했는데, 지금은 어떤 방법을 이용했는지, 재료에 뭐가 들어갔는지 등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고 합니다. 1kg당 대학생 빵은 5000원, 개인제조 빵은 6350원 정도이고 국영공장에서 생산한 빵은 1만 9000원에 팔린다는 거죠.

의류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최근에는 잠바에 어떤 재질을 사용했는지 단추는 어떤 것을 달았는지도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함경북도 무산군의 경우 6만 원, 7만 원 짜리도 있고 비싼 것은 18만 원 짜리도 있다고 합니다.

양말의 경우 2010년대 초반에만 해도 2000원이나 2500원을 하는 것이 고작이었는데요, 지금은 북한산 양말이 대거 시장으로 유입이 되면서 종류도 가격도 제각각입니다. 북한산 양말들은 어린이 양말이 색상도 예쁘고 질도 좋다고 하는데요. 당연히 가격도 좀 비싼 편이라고 합니다.

진행 : 네. 북한 주민들이 생활 여건에 맞게 자신들에게 필요한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니 듣는 마음도 즐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 시장 물가동향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5050원, 신의주 5040원, 혜산 526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2240원, 신의주 2220원, 혜산은 2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095원 신의주는 8100원, 혜산 812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180원, 신의주 1180원, 혜산은 1172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1200원, 신의주는 12000원, 혜산 12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휘발유 가격입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출처가 불분명한 기름이 유통되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일부에서는 러시아산이 유입되고 있다는 말들도 나돌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휘발유 1kg당 평양 12400원, 신의주 12000원, 혜산 12700원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디젤유는 1kg당 평양 7030원, 신의주 7000원, 혜산 7032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