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서 자체생산 전기제품 등장? “NO! 대부분이 중국산”

전기자전거와 전기스쿠터를 가지고 상점 앞에 서있는 평양 시민들. / 사진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진행 : 북한 시장동향, 데일리NK 강미진 기자와 함께 합니다. 최근 북한 시장에서 생활용품과 각종 가전제품이 인기가 있다고 하죠?

기자 : 매번 북한 시장 조사를 하면서 북한 주민들도 한국이나 다른 나라 주민들처럼 일상적으로 가전제품을 사용하고 있고 그 수준도 더 높아지고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북한 전역에서 주택건설이 많이 진행되면서 새집에 설치할 여러 가전제품과 생활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가스곤로와 벽걸이TV, 노트콤(노트북)과 노트텔(중국산 영상재생기) 등도 젊은 층에서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요. 제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주민들도 가정에 이런 가전제품을 들여놓느라 한 푼 두 푼 돈을 버느라 여념이 없다고 합니다.

진행 : 방금 소개해 주신 제품 외에, 북한 주민들이 자주 찾는 다른 제품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 전기를 충전했다가 사용할 때 필요한 배터리 그리고 젊은 세대들이 즐겨 사용하는 증폭기도 인기라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엔 전기자전거도 인기가 많다고 해요. 그리고 대부분 주민들이 가정에서 사용하는 경보기도 시장에서 인기라고 합니다.

이전에는 경보기를 사용하는 주민들이 별로 없었죠. 그냥 열쇠로 잘 잠궈 도난사고를 방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각종 보안관련 상품들이 나오면서 주민들의 도난 고민을 해결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주부들이 좋아하는 가스곤로와 10대, 20대는 물론이고 60대도 소유하려고 하는 손전화(휴대전화)도 시장에서 인기가 많다고 해요.

진행 : 최근 전기 사정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주민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런 주민들은 어떻게 가전 제품을 사용하는 건가요?

기자 : 네, 태양열광판이 이를 해결해 주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가정에서 태양열광판 설치를 앞다투어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한국 주민들이 새해가 시작되는 첫 달에 한해 계획을 여러 가지로 세운다면 북한 주민들은 태양열광판을 하나 더 늘리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고 합니다.

실제로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보내오는 내부 사진을 보면 집집마다 태양열광판이 설치되어 있고 일부 마을에서는 공동으로 태양열광판을 설치한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조명만 해결돼도 좋겠다는 말은 이젠 지나간 옛말이라는 것이 소식통의 말입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일반가정집 주방에 휴대용 가스레인지(왼쪽)와 압력밥솥(오른쪽)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진행 : 시장에서 주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생활용품과 가전제품의 가격, 어떻게 되는가요?

기자 : 여성들 속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주방가전제품은 가스곤로와 믹서기, 헤어드라이기 등인데요, 가스곤로는 소형인 경우 25,000원을 하고 좀 큰 것은 5만 원 정도를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또 액정텔레비전은 누구나가 선호하는 상품이죠. 가격은 50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한화로 보면 6만 7천원 정도가 되겠습니다.

최근에는 결혼식을 하는 가정들에서도 가전제품 구매가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이전처럼 플라스틱 용기나 스텐그릇 그리고 법랑그릇들도 결혼준비물에 속하지만 이전에 전기밥솥 하나에 그쳤다면 지금은 가전 제품으로 결혼준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죠.

제가 아는 한 주민도 최근에 동생 결혼식에 가전제품을 좀 구매했다고 말하면서 결혼 준비로 시장 곳곳을 누비면서 봤는데 정말 몇 해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전기제품들이 나와 있더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 : 최근에 북한 시장에 북한산 제품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는 이야기 심심찮게 들리고 있는데요, 북한 시장에 나오는 전기 제품들, 북한산이 많습니까?

기자 : 북한의 경공업부분이 어느 정도 생산을 하게 되면서 북한 시장에는 북한산 경공업제품들이 다량 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식료품이나 신발 그리고 각종 생활용품들이 나오고 있지만 밥솥이라든가 중폭기, 배터리 등 전자제품은 대부분 중국산이라고 합니다.

수십 년간 부족한 전력사정으로 인해 북한 공업부문에서도 전기제품 생산에 집중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래선지 가전제품 가격이 다른 일반 상품들에 비해 비싸게 팔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는데요, 해외 파견 노동자와 중국 친척방문자들도 귀국할 땐 대부분 가전제품을 사가지고 간다고 합니다.

진행 : 북한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중국산 가전제품이나 유통경로는 어떻게 되는가요?

기자 : 네 대부분의 가전제품은 무역을 통해서 북한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일부분은 밀무역으로도 북한 시장으로 흘러듭니다. 무역업체들에서는 다량의 가전제품들을 시장 곳곳에 분배를 하게 되는데요, 세관이 있는 국경지역에서 멀어질수록 운임비가 부가되고 있어서 현지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중국산 가전제품들은 같은 품종이라고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는 것이 내부 주민들의 말입니다.

이런 실정으로 결혼을 준비하거나 새집 이사로 다종의 가전제품이 필요한 주민들은 발품을 놓고 국경지역의 시장에서 구매하기도 한다고 북한 주민은 설명했습니다.

진행 : 마지막으로 북한 시장동향 전해주시죠?

기자 :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물가 동향 전해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인데요, 1kg당 평양 4200원, 신의주 4210원, 혜산 4400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당 평양 8025원, 신의주 8100원, 혜산 8140원이구요, 1위안당 평양 1255원, 신의주 1240원, 혜산 1250원입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