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은 대다수 일본 제품이 중국산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다고 평가한다. 한국 전자제품이나 의류,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일본제품에 대한 선호가 예전같지 않지만 중고 제품은 저렴한 가격과 견고함을 무기로 북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시장에서 일본 중고 자전거와 솜옷(오리털 점퍼), 신발들이 인기를 끈다”면서 “대부분 중고로 팔리는데 가격에 비해 질이 우수해 물건이 나오면 바로 나간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중국산 솜옷 가격도 눅지(싸지) 않아서 망설이는 사람들도 일본산 솜옷 중고가 나오면 바로 사간다. 중고라고 해도 오래된 티가 안 나고 질에 비해 가격이 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산 중고 자전거는 북한 돈으로 20만 원(약 24달러), 중고 점퍼는 9만 원(약 11달러)이면 살 수 있다. 일본산 제품들은 과거에는 강원도 원산항을 통해 들어왔지만 최근에는 북중 국경을 통해 밀수되거나, 일부 (북송) 재일교포 친척 방문을 통해 가지고 오는 제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최근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노트텔(휴대용 CD 재생기)을 가지고 있어서 이걸 넣고 다니는 가방도 일본 제품이 잘 팔린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도 LED TV가 부유층 이상에서 팔리기 시작하자 소니, 도시바 등 구형 브라운관 TV가 시장에 매물로 많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북한은 자체 생산한 ‘소나무’라는 제품명의 65인치 LED TV를 1,250달러에 선보인 바 있다.
일본산 혈압측정기(북한에서 ‘혈압청진기’로 지칭)도 인기가 많다. 중국 제품에 비해 성능이 우수하고 고장이 잘 나지 않기 때문에 120만 원(약 150달러)이라는 고가에도 잘 팔린다고 한다. 중고 제품을 새제품의 절반 가격에 내놔도 물량이 달린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외에도 즉석사진기, 의류 재봉틀도 북한 주민들이 선호하는 일본 제품이다. 일본 제품은 일단 북한 내부로 반입되면 한국 제품에 비해 단속이 덜하다는 점도 선호 이유 중 하나이다.
소식통은 “최근에 사진을 자유롭게 찍을 수 있는 타치폰(스마트폰)을 많이 쓰지만 촬영을 하고 바로 사진을 받아볼 수 있는 즉석사진기도 사려고 한다”면서 “일본산 점퍼는 일년 열두 달 손님들이 찾는 상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