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서 ‘샘물’ 거래돼…시장화 바람 확산

북한 내 시장화 바람이 생활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평양이 아닌 지방에 피자가게가 생기고, 택시가 등장하는가 하면, 고액과외 열풍 등은 물론 최근에는 ‘샘물’까지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기(북한)서는 자본주의사회는 물도 사먹는다고 ‘말새'(수다) 떨었는데 우리가(주민) 그 현실이 되었다”면서 “수요자가 있으면 저절로 생겨나는 게 장마당”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샘물을 팔고 사는 물시장이 새롭게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돈이 없어 장사를 못하던 남성들이 장사 종자돈 마련을 위해 샘물 장사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상수도는 정화시설 미비와 수도관 노후로 식수로는 부적합하다. 때문에 간부들이나 돈주(신흥 부유층)들은 식수를 구매하고 있으며, 일반 주민들은 강물이나 우물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인민반이나, 개별적으로 7~12m 정도 깊이에 펌프를 설치해 지하수를 식수로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공동화장실 주변이나 위생 상태가 불결한 지역의 지하수를 먹은 주민들이 장염에 잘 걸리고, 질병의 한 원인이 되면서 지하수도 안전성에 문제를 노출하게 됐다. 

북한에서도 ‘신덕샘물’이란 생수가 생산되고 있지만, ‘조선능라도무역회사’가 장악하고 동남아시아 등 외국으로 수출을 하고 있어 국내 시장에서는 유통이 안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무역과 외화벌이회사 직원이나, 돈주(신흥 부유층)들은 중국에서 물을 수입해 식수로 쓰고 있다.

중국에서 수입한 식수 한 병(0.5리터) 가격은 신의주 시장에서 0.8위안(元)으로 북한 돈 1000원 정도이며, 평성시장에서는 1위안에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깊은 산속의 샘물을 팔기 시작한 장사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소식통은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들이 어느새 샘물이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 팔기 시작했다”면서 “장사꾼들은 ‘깊은 산속의 샘물은 중국물과는 비교도 안 되는 약수’라고 광고하며 물을 팔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평안남도 은산군 천성리(천성노동자구)에는 일제 강점기 때부터 ‘약수’라고 불리는 샘물이 있다. 이 물은 일본 천왕만 먹던 물이라고 해 주민들 사이에서는 ‘천왕샘물’이라고도 불리기도 했다. 

‘천성샘물’은 위장에 특효가 있는 약수로 인식되면서 중국물 판매가 급속이 줄어들고 천성샘물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천성샘물을 한 번 긷는데 10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

소식통은 이어 “천성에서 평성시장까지 거리는 약 100리(40km) 정도, 순천시장까지는 50리 정도”라면서 “돈이 없어 장사를 못하고 있던 남성들은 이 기회에 밑천(종자돈)을 마련할 목적으로 뼈심(육체노동)으로 물을 팔면서 수입을 짭짤하게 올리고 있다”고 부연했다.

천성샘물은 1리터에 북한 돈 600원이며 포장용기는 따로 없이 5리터를 석유통에 넣어 3000원에 팔고 있다. 중국물 한 병(0.5리터)에 1300원과 비교하면 4배 정도 싸다.

중국물은 돈주들만 먹을 수 있는 가격이지만 천성샘물은 시장에서 하루벌이를 하는 주민들도 사 먹을 수 있는 가격으로 주민 30%정도가 샘물을 구매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물 장사는 주로 남성들이며 이들은 자전거로 하루 100리를 오가며 한 번에 100~150kg의 샘물을 나르고 있다”면서 “천성샘물을 한 번 먹어본 사람은 중국물을 먹지 않고 계속 샘물을 사먹어 물시장이 점점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물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주민들은 돈 있고 권력있는 외화벌이 회사에서 물 시장마저 독점할 것 같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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