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서 南초코파이 여전히 유통…인기 높아”

북한 개성공단에서 근로자들에게 간식으로 제공돼왔던 초코파이 대신 소시지 등으로 대체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 시장에서는 한국산 초코파이가 여전히 유통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전해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한때 (당국의) 단속 강화로 자취를 감추기도 했지만 남한 초코파이는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초코파이가 보이면 바로 구입하려는 주민들이 나타나는 등 여전한 인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주민 대부분은 아직 개성공단에서 초코파이를 거부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면서도 “다만 장사꾼들에 의해 이런 이야기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개성공단에서 초코파이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초코파이 가격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공급량 축소가 예상됨에 따라 가격 상승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한국산 초코파이는 6월에 1000원(1개당)에 거래되다가 7월 초에는 1200원, 최근에는  1500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공급량 축소 예상에도 초코파이 가격이 폭등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시장에 많지는 않지만 공급이 이뤄지고 있고, 대체 식품이 존재하는 상황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소식통은 “그동안 개성공단이 중단·폐쇄를 거듭해왔기 때문에 초코파이 가격 상승을 예상했던 눈치 빠른 장사꾼들이 있었다”면서 “시장에도 쌀 등 다른 먹을거리가 많이 있기 때문에 이후에도 가격이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부터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게 간식으로 제공되던 초코파이를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대신 커피믹스, 소시지, 율무차, 초코바 등을 제공해 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전면에 나서지 않았고 직장장들이 “질렸다”는 언급으로 간식 물품 대체를 요구해왔다.   


이 때문에 최근 초코파이는 개성공단에 반입되는 간식 중 1%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간식으로 초코바 등으로 대체했고, 소시지, 빵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개성공단에 유입되고 있는 초코파이에 대해서도 북한 당국은 “봉지 뜯고 가져가라”는 식으로 반출을 엄격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개성공단 10년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초코파이가 주민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북한 내 ‘한류’ 확산을 적극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그동안 북측 근로자에게 하루 최대 1인당 10개의 초코파이를 특별 간식으로 제공해왔고, 근로자들은 초코파이를 시장에서 팔면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어 먹지 않고 집으로 가져가기도 했었다.


이와 관련 한 고위 탈북자는 “주민들에게 초코파이가 많이 유통이 되면서 무의식적으로 남한 사회에 대한 동경이 확산됐었다”면서 “자존심 강한 김정은이 개성공단에서 북한 전역으로 퍼져나간 초코파이로 남한 경제발전상에 대한 주민들의 동경심이 커가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자유화를 어느 정도 허용해야 하지만, 외부 사상문화 침투를 두고 볼 수는 없다는 딜레마에 빠져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주민들 사이에서 남한 제품이 큰 호평을 받고 있는 만큼 ‘초코파이’는 차단할 수 있겠지만 ‘한류’의 큰 흐름은 막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