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간끌기’ 대화기조로 실익 챙기려 할 것”

지난 6, 7일 열린 남북 간 실무회담에서 북한은 ‘개성공단 발전적 정상화 문제’를 제외한 설비점검·원부자재 반출에 합의할 만큼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재발방지 확약’과 관련해선 남북 간 입장차가 커 개성공단 재개를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8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합의를 깨는 것과 같은 잘못된 일들의 재발을 막는 것은 단지 개성공단 문제 해결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앞으로 남북관계 발전에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정부는 10일 열리는 후속회담에서 재발방지에 대한 확약을 강하게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의지를 밝힌 만큼 후속회담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지난주 남측 기업관계자와 관리위 인사의 방북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먼저 밝혔고 이에 대해 우리 측이 당국 실무회담을 제의하자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를 수용했다. 북한의 대화 재개가 간절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현재 북한이 처한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고, 중국의 경제지원을 얻기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은 선행 조건이다. 북한이 남북관계 발전과 경제협력을 위해 대화에 나섰다는 선전효과도 챙길 수 있다.


이와 관련 대북 전문가들은 고립이 심화되고 있는 북한이 대화의 판을 깨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남측에 너무 밀린다’는 상황이 초래되면 ‘속도조절’ 차원에서 분위기를 일시 소강상태로 바꿀 수는 있지만, 큰 틀에서 대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승렬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북한이 공단 폐쇄 시 ‘최대존엄 훼손’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외교적으로 고립되고 경제적으로 곤경에 직면하자 실리 쪽으로 바꿨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위원은 “남측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면 개성공단 폐쇄로 얻은 것이 없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될 수 있으나, 더 버텼다가는 손실이 더 커진다는 판단에 따라 원상복구를 결정한 측면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개성공단 파행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고 있어서 남측의 재발방지 요구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북한의 내부 상황 때문에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 측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결국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 ‘오히려 잃은 게 많았다’는 군부 강경 세력의 내부 불만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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