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숙청 리영호’ 김정일 장의위 명단서 삭제








▲김정일 사망 후 노동신문이 밝힌 국가장의위원회 명단(左)에서는 리영호 이름이 있지만 2012년 발행된 조선중앙년감 국가장의원회 명단(右)에는 빠져 있다./이휘성 제공 

북한 당국이 숙청당한 것으로 알려진 리영호 전(前) 북한군 총참모장의 이름을 김정일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서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영호는 김정일 사망 당시 장의위 명단에 최영림 당시 내각 총리 다음인 네 번째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데일리NK가 최근 입수한 조선중앙년감(조선중앙통신사 2012년 12월 5일 발행)에 의하면 리영호의 이름은 빠져 있다. 이는 북한이 그동안 숙청당한 당·군·정 고위 관리 이름을 주요 인쇄물에서 삭제해 온 것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2009년 11월 실시된 화폐개혁의 실패 책임으로 숙청한 박남기 당시 계획재정부장 사진과 이름을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서 삭제한 바 있다. 또한 리영호의 이름도 현재 노동신문에서 검색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북한 당국은 리영호 숙청 이후 주민들을 대상으로 관련 사진을 수거하는 작업에 돌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주민들 사이에서 당국이 리영호를 반당·반혁명분자로 낙인찍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면서 김정일·김정은과 리영호가 같이 찍은 ‘1호 사진’을 대거 수거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 고위 탈북자는 데일리NK에 “최고지도자의 서거 행사를 담당하는 국가장의위원회는 그 내용과 순서가 곧바로 북한 내의 권력지형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는 숙청한 사람을 삭제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치적 재기도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 당국이 리영호에 대해 ‘모든 직무에서 전격 해임’이라고만 하고 구체적인 죄명을 밝히지 않았는데, 이 상태에서 고위 간부의 이름을 삭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주민들이 이런 사실을 확인하면 ‘위에서 무엇을 숨기고 있다’며 의구심을 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리영호의 현재 거취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데일리NK는 지난해 11월 대북 소식통을 인용, 리영호가 7월 숙청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었고 함경북도 경성군에 있는 요양소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