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소비문화 확산이 결혼식 풍경도 바꾼다

북한 옷상점들에서 판매되고 있는 결혼식 한복.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

북한에서 시장화로 중산층이 증가하고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주민들의 결혼식 비용이 단시간에 크게 늘고 있다고 내부소식통들이 알려왔다. 

평양을 비롯한 대도시 간부층이나 부유층이 대형 식당을 빌려 하객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문화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과거 신랑과 신부 집에서 번갈아 가며 결혼식을 올리고 손님을 대접하던 문화와 차이가 있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근래 들어 시장에서 안정된 소득을 올리는 상인들을 중심으로 결혼이나 돌잔치, 회갑연 등 경조사에 드는 비용이 이전보다 몇 배 이상 증가했고, 일부는 큰 돈을 들여 화려하게 예식을 치른다고 말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2010년대 들어 시장활동에서 특별한 제한이 없고 안정된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자식의 결혼식이나 본인 환갑(회갑), 아기 돌잔치에 온 손님을 대접하는 상차림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집에서 예식을 가지는 신랑 신부들도 예전과 달리 고기와 생선, 국수를 다양하게 차려 대접한다”면서 “상에 올리는 음식도 집에서 만들지 않고 시장에서 직접 구입한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청진시장 경공업 제품(의류, 신발 등) 판매 상인은 아들을 결혼시키면서 총 12,000위안(한화 약 200만 원)을 썼다. 2000년대 중반에 비해서 비용이 5, 6배 정도 올랐다. 

주로 결혼식 예복과 예물, 하객 식대, 장소 임차 비용에 목돈이 든다.  

소식통은 “신랑이 신부에게 예물 대신 현금을 주는 사례가 많아졌다”면서 “신랑측이 신부가 마련할 예물 비용을 모두 현금으로 보상해주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신부가 첫날 입을 예복(한복)과 사철 입을 평상복, 화장품, 결혼식 때 신부가 장식할 꽃 등을 신부가 직접 마련하도록 돈을 주는 것”이라며 “여기에만 보통 2000~6000위안 정도가 들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 국경지역에서 중국 돈 2000위안(한화 약 33만 원)은 북한 돈으로 약 250만 원,  6000위안(한화 약 100만 원)은 북한 돈으로 약 7200만 원이다.  

이 지역 시장에서 경공업 상인이 보통 월 700~2000위안 정도의 수익을 낸다고 봤을 때 결혼식 비용이 결코 만만치 않은 편이다. 

북한에서 결혼식은 농사가 끝나는 10월 후반부터 다음해 2월까지 주로 치른다. 이 시기에는 시내 식당을 빌려 결혼식을 올리려면 장소 임차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함경도 소식통은 청진시의 경우 아기 돌생일에 500위안~1500위안이 든다고 말했다. 결혼식은 2000위안~15,000위안까지 소득수준에 따라 그 양상이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회갑연은 2000~5000위안이면 넉넉한 잔치를 치를 수 있다. 

이 소식통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서 잔치를 하는 건 특별히 잘 사는 가정을 제외하고 일반인들에게는 어려운 일이었다”면서도 “최근에는 잔치가 있는 가정에서 서로 경쟁적으로 잔치준비를 하는 게 도시 잔치 풍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