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람이 들려주는 추석 명절 이야기

▲ 성묘하는 북한주민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코 앞이다.

추석이 되면 온 가족이 고향에 모여 조상님께 차례 상을 올린다. 전국의 고속도로와 휴게소는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로 차고 넘칠 것이다. 말 그대로 민족의 대이동이다.

북한에서는 여기와 사정이 조금 다르다.

북한에서 추석은 최대의 명절은 아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김정일 생일을 ‘민족최대의 명절’이라고 부른다. 추석은 일반 ‘민속명절’에 해당한다.

북한도 추석을 명절로 쉬면서 음식도 장만하고 조상들에게 차례도 지낸다. 그러나 남한처럼 전국민이 선물꾸러미를 싸고 고향으로 향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북한은 추석을 봉건잔재의 유물이라며 배격하다가 72년 이후 주민들에게 추석 성묘를 허락했다. 70년대 남북대화가 시작되고 조총련 사람들의 추석성묘가 확산되면서 해외동포의 북한 방문이 늘어나자 허락했다.

북한은 1988년 추석을 휴무일로 지정했고 다음해인 1989년에 음력설날과 한식, 단오도 부활시켜 ‘4대 민속명절’을 만들었다.

남한과 같은 민족의 대이동은 없다

북한에서도 추석에는 송편을 만들어 먹는다. 그리고 차례를 지내고 성묘도 하며 제사음식은 가족끼리 나눠 먹는다.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시기에는 식량난으로 추석 성묘와 차례상은 생각지도 못했다. 최근에는 식량 사정이 호전되면서 명태, 사과, 돼지고기 등 구색을 갖춰 차례 상에 올리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북한 추석의 대표적인 특징은 남한과 같은 민족의 대이동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 전역에 흩어져 사는 가족들은 한곳에 모이는 것은 매우 어렵다.

89년 ‘4대 민속명절’ 공식제정이 있은 후 추석 당일 날 평양과 국경지대를 뺀 가까운 시, 군 지역만 통행증 없이 다니게 됐다. 하지만 기차로 2시간 이상 떨어져 있거나 도(道)가 다른 친척들은 모일 엄두를 못 낸다.

추석 당일만 쉬는데다가 북한에서 기차를 타고 도 및 군 경계를 넘으려면 해당 보안서 주민등록부에서 발급하는 여행증명서(통행증)가 있어야 되기 때문이다.

북한주민들은 추석날을 한해 지은 햇곡식으로 음식을 지어 조상을 찾아보는 날로 여기고 있다. 청신한 가을 날, 산에 올라 술도 마시고 조상에 대한 덕담도 나눈다.

경제 사정은 어렵지만 오랫만에 여유를 가지고 가족들과 우의를 나누게 된다. 어린이들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생각에도 추석을 반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