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드 갈등 고조 위해 ‘南선제타격’ 훈련 공개”

북한이 스커드와 노동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하고 하루 만인 20일 남한 주요 시설과 주한미군을 겨냥한 ‘선제타격’을 목적으로 강행한 훈련이었다고 주장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결정에 대한 반발차원의 무력시위이자 사드 배치 지역을 둘러싸고 불거진 남남(南南)갈등을 심화시키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노동신문은 20일 전날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미제(미국)의 핵전쟁장비들이 투입되는 남조선(한국) 작전지대안의 항구, 비행장들을 선제 타격하는 것으로 모의해 사거리를 제한하고 진행했다”면서 “목표지역의 설정된 고도에서 탄도로켓에 장착한 핵탄두 폭발조종 장치의 동작특성을 다시 한 번 검열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은 주한미군의 사드가 배치될 성주와 유사시 미군 증원부대들이 합류할 부산 및 포항 항구 그리고 김해와 대구 공항 등을 목표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또한 노동신문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훈련을 참관한 김정은 앞에 놓인 지도에는 북한 황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날아가는 비행궤적이 그려져 있다. 특히 동해상 낙하지점부터 부산과 울산 주변 지역까지 곡선이 표시돼 있고 탄착 지점도 명시돼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의 주요 시설과 주한미군을 타격 목표로 정확히 지목해 언급한 것은 군사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해 남남갈등 수위를 높이려는 것은 물론, 배치가 결정된 사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도록 유도하려는 계산도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한국·미국 대(對) 중국·러시아’의 구도가 펼쳐질 조짐이 있는 현재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드로 인해 한국 사회 내부는 물론 한반도 주변국들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사일 기술을 점검할 기회를 포착했다는 설명이다.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북한은 사드를 둘러 싼 한중 간, 미중 간, 그리고 한국 사회 내부에서의 갈등 양상을 기회로 삼아 미사일 개발을 정당화 하려 들 수 있다”면서 “주변국이 사드 문제를 놓고 분열된 상황인 만큼 자신들이 미사일을 발사해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거나 무감각한 채로 넘길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군 출신의 한 고위 탈북자는 “단순히 보면 북한이 사드에 대해 똑같이 군사적인 방법으로 항의한 것이라 풀이할 수 있겠지만, 북한 노동신문 등이 최근 한국 사회에서 불거진 사드 관련 논란을 꽤 여러 번 다룬 걸로 봤을 때 한국 국민 사이의 분열을 심화시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사드 배치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은 언제든 남한을 공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는 동시에, 그만큼 사드가 효력이 없을 것이라는 이른바 무용론을 선전함으로써 한국 사회 내 갈등 양상을 고조시키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북한의 도발이 사드 ‘반대론’에 힘을 실어주기 보다는 오히려 ‘찬성론’을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예기치 못한 북한의 도발에 대항하려면 사드 이상의 방어력을 갖춰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이 같은 북한의 도발은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에 재차 확인된 만큼 ‘분열’보다는 ‘공조’에 더욱 힘써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김영환 연구위원은 “(사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더라도 북한의 핵·미사일이 대한민국 국민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 해야 한다”면서 “북한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 공감대를 형성, 일치된 모습을 보이는 게 향후 북한의 도발을 억지함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