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빚 떼먹는 이미지’ 개선해야 특구 가능”

북한이 각 도(道)별 외자유치를 통한 중소 규모의 개발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기존 대외채무를 변제하지 않고서는 이러한 개발구 추진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수백억 달러의 채무가 있는 북한이 외자유치를 받기 위해선 채무 변제를 통한 국가신용 회복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북한이 국가신용 문제에서 자유롭게 하기 위해 공장·기업소 개인을 앞세워 외자유치에 나서더라도 체제 특성상 국가 차원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개발구 추진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북한의 국가채무가 120억에서 150억 달러 정도가 되는데 이를 갚지 못하면 국제금융기구에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개발도상국들이 이자를 면제받을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인 파리클럽(채권국 클럽)에 가입하는 등 북한 정권이 신뢰할 만한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는 몇 년 전부터 중국 기업인들에게 북한 투자의 위험성을 알리는 지침서를 배포했고 그동안 비공개로만 공유되던 것을 중국 상무부가 공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국도 북한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조심하고 있는데, 북한 정부가 채무변제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개발구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개인 무역업자들의 채무도 심각한 수준이다”면서 “개인이라고 하지만 따지고 보면 국가기관에 소속된 사람들로서 이들의 채무에 대해 국가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결국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힘들 것이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 경제전문가도 “북한이 투자유치를 위한 심포지엄과 투자설명회, 관련 법 제정 등을 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동안 쌓인 빚을 떼먹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해 신용을 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과거 중국과의 합작사업 등에서 북한 기업소 사장들이 채무변제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번 개발구에 중국인 투자자 유치가 대단히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 황해도 인민위원회 무역 관련 일을 하다 최근 탈북한 김성령(가명) 씨는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중국과의 사업이 한창이던 2000년대 중반 평양의 한 호텔은 중국인 전용이었는데, 당시 호텔에 투숙한 1천여 명의 중국인들 대부분이 빚을 받으러 온 사람들이었다”면서 “이들 대부분을 빚을 받지 못해 결국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이어 “중국 정부가 아무리 대북 투자를 독려해도 이해타산에 밝은 중국 기업들이 북한에 얼마나 투자할지 의문”이라면서 “특히 중국 기업인들 사이에 북한이 채무 변제를 제대로 안 한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어, 이번 개발구에 중국 기업들이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