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 의지 없어 최룡해 ‘6자’ 발언 함구”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면담에서 6자회담 등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북한 매체들은 이와 관련 내용은 일절 전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은 25일 최의 방중 소식과 관련 북중 관계 개선 등에 대한 내용만 소개했다. 통신은 김정은이 최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낸 친서에서 “전통적인 조중(북중)친선을 계승하고 공고하게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 당과 정부는 전략적인 높이와 장기적인 견지에서 중조 친선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전통계승, 미래지향, 협조강화는 중국 당과 정부의 일관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특히 북한 매체가 시 주석을 비롯해 류윈산(劉云山)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 판창룽(范長龍)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이 최와 만나, 시종일관 강조한 비핵화에 대한 내용을 전하지 않아, ‘6자회담 등 대화’ 발언의 진정성이 없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은 이날 담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핵·경제 병진 노선 지적’에 대해 ‘괴뢰대통령’이라고 실명 비판하면서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


대변인은 “핵·경제 병진노선이 있어 우리 군대와 인민은 만민이 선망의 눈길로 바라보는 사회주의 지상낙원을 일떠세우고 있다”면서 “군사강국, 핵보유국으로서의 그 위용을 떨쳐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룡해가 방중하고 돌아간 다음 날 북한은 중국을 우롱이라도 하듯, 시 주석 등이 강조한 비핵화에 대한 내용을 전하지 않고 국방위를 통해 핵을 포기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의 6자회담에 대한 발언을 북한 매체가 전하지 않은 것은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며, 최의 발언은 중국에 대한 립 서비스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을 비롯해 전방위 압력을 받고 있는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 복원 등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한 술수란 지적이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최룡해의 6자회담 발언은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한 것이지, 실제 비핵화를 향한 준비나 의사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지금은 북한이 대화를 한다고 해서 대화가 진행될 수 있는 국면이 아니다”면서 “북한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핵 및 미사일 실험 포기, IAEA의 핵사찰 수용 등 구체적인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북한은 향후 미중,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체면을 살려주는 동시에 대화의 ‘공’을 한미에 보내, 한미가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한반도 위기의 책임을 한미에 돌리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비핵화 발언 등을 통해 미국, 한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미국도 대화를 하라’는 명분을 세워 향후 한미가 응하지 않으면 북한은 ‘대화를 원하는데 미국이나 한국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는 공세로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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