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보위부, 中옌지 당국에 김광호 넘겨라 요구”

재입북했다가 다시 탈북한 김광호 씨 가족이 강제 북송 위기에 처하게 되면서 북한의 재입북 회유공작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탈북자들에 의하면, 국가안전보위부는 북한에 거주하는 탈북자 가족들을 감시·통제하면서 이들을 통해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재입북 회유공작을 펴고 있다.


현재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상당수가 북한에 가족이 있는 만큼 향후 가족을 볼모로 한 보위부의 재입북 공작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제2, 제3의 김광호, 고경희 씨 등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16일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그동안 삼엄한 감시를 받던 김광호 씨가 보위부 감시가 잠시 느슨해진 틈을 타고 국경을 넘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내부는 난리가 아니라고 하더라. 보위부가 중국 옌지(延吉) 당국에 계속 협조를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시 탈북한 김 씨 가족에 대한 소문은 이미 내부에 파다하게 퍼졌다. 한때 속아서 탈북했다가 남쪽이 싫어 재입북한 것으로 알고 있던 주민들은 그가 하루아침에 가족들을 데리고 도로 달아났다고 하니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김 씨의 재탈북은 한 달 전에 발생했던 일이다. 재탈북한 김 씨가 어떻게든 브로커 비용을 아껴보려 여기저기 알아보다 그에 관한 정보가 공안에까지 흘러갔다”고 전했다.


탈북자들을 통해서도 보위부의 재입북 회유공작은 확인된다.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부인과 통화하고 있는 함경북도 출신 김정진(가명) 씨는 “보위원이 가끔 집에 들러 ‘남편에게 전화오느냐’ ‘모든 것을 용서해 줄테니 오라고 하라’ 등의 말을 하고 간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경지역 사람들과 전화로 내부 소식을 물으면 ‘우리 그런 말씀하지 맙시다’고 서둘러 대화를 중단한다”며 “국경지역은 보위부 산하 전파탐지국인 13국의 탐지범위여서 주민들도 극도로 조심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철(가명)씨는 주변 탈북자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18살에 탈북해 북한에 남은 가족에 계속 돈을 보내주고 가끔 전화도 하는데, 어머니는 ‘너가 와야 모두 무사하다’는 말을 한다고 하더라”면서 “당연히 보위부의 감시와 협박을 받고 있다는 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탈북자 가족들에 대해 보위부가 전담해 통화내용까지도 관리한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과거 북한이 탈북자를 무조건 배반자라고 했는데, 이제는 강연회, 학습회 등에서 주민들에게 그들도 ‘남쪽 정보당국 집요한 회유에 의한 피해자다’고 말한다”면서 “가족들에게도 ‘위축돼 살지 말라’ ‘우리 조국이 다 지켜줄 것이다’ 등 유화적인 정책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