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서 역전과 시장 주변을 떠도는 꽃제비(부랑아)들에 대한 단속이 행해지고 있으며, 당국이 이들을 체포·호송하는 일도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꽃제비들이 몰려다니는 풍경이 선거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라는 방침에 따라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보안서(경찰)와 지방 인민위원회(행정집행기관)가 협조하면서 꽃제비들이 외부에 떠돌지 못하도록 단속하고 있으며, 이들이 다른 지방에서 온 경우에는 기차에 태워 고향으로 송환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내달 10일로 예정된 최고인민회의(우리의 국회와 흡사)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다만 꽃제비들은 보안원들이 한눈을 판 사이 기차에서 뛰어내려 도망치거나 송환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시내의 큰 시장을 떠돌아 당국이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이에 현지에서는 “꽃제비 통제가 거의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보안원들이 호송 과정에서 꽃제비들을 난폭하게 구타하는 사례도 포착되고 있다.
실제 함경남도 소식통은 이날 본보에 “엄마 찾아 집을 나와 꽃제비가 된 11살 소년이 최근 보안원들에게 얻어맞아 입술 부위가 피범벅이 된 상태에서 고향인 함흥으로 호송됐다”면서 “이 소년은 돈이 없어 치료도 제대로 못 받았고, 입술의 살점들이 썩어서 떨어져 나가 현재 위중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 일부 지역에서 애육원·육아원을 건설해 꽃제비들을 적극 수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함흥과 신의주 등 북한 주요 도시 곳곳에서는 꽃제비들이 출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최근 함흥 지역 여러 시장에 꽃제비들이 많이 보인다”며 “날씨가 추워지면서 북쪽 지역에 있던 꽃제비들이 이쪽으로 내려왔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린다”고 말했다.
평안북도 소식통 역시 “역전과 식당에서 꽃제비들이 안내원, 종업원에게 쫓고 쫓기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힘이 없는 늙은이들은 (꽃제비들이) 언제 들고 뛸지 모르기 때문에 보자기에 물건을 넣어 숨겨놓고 팔고 있다”고 실상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