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민심 이반 가속화, 독재권력과 충돌 불가피하다

한반도의 시간은 어느덧 일제 해방 이후 최대의 격변이자 격동의 시간으로 가고 있지 않나 여겨진다. 우리가 상기해야 할 여러 민족사적 교훈과 의미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면, 결국 전(全)한반도가 민주 평화의 기치 아래 통합과 조화의 새로운 장도로 나아갈 것이냐 북녘의 폭력독재정권을 연장하며 그동안의 역사를 반복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될 것이다.


핵심은 북한의 독재체제를 종식하고 민주주의와 재건을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독재체제가 붕괴하고 북한에도 민주주의가 도래한다면 비로소 남과 북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운명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3대 세습의 성패 여부이다. 북한은 지난해 3대 세습을 공식화한 후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물론 북한의 독재권력은 세계 다른 사례들처럼 결코 호락호락한 대상이 아니다. 철저하고 가차없는 대응 방식으로 권력 엘리트와 주민 통제에 기본적으로 능수능란할 것이다. 하지만 전대미문의 3대 세습을 비롯한 북한의 대내외적 처지가 북한 정권을 심히 압박하고 있음 역시 사실이다.


최근 북한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이 의미심장하다. 북한 세습 권력이 처한 급박함과 북한 주민들의 동요가 뒤섞인 ‘이중’의 북한을 보여 준다.


다급함을 역력히 드러내듯 올 초 시행한 일제 검색을 봄에 다시 한 번 심화 실시하고 탈북자들을 강제 추방한다거나 국경 연선의 휴대전화 검열을 강화한다거나, 심지어 군대 내부 검열까지 진행하고, 한국 영화를 보았다는 죄목으로 대대적인 인민재판을 실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끌려간 사람들이 수백에 이르고 수십명을 비공개 처형했다는 소식도 있다. 북한 정권의 몸부림이 사회 곳곳에서 치밀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북한 주민들의 변화 역시 역동적이다. 최근 북한 국경지역에서 북한 내부를 심층 취재한 자료들에 따르면(데일리NK 6월 14일 기사), 북한 민심 이반의 가속화가 역력히 전해진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왕도적은 주석단에 앉아 있다”거나 “어린 아이(김정은)가 뭘 알겠나” 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은 ‘통제 적응형 인간’에서 ‘자발적 생존형 인간’으로, 나아가 ‘사회 불만형 인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 통제의 일선에 있는 보안원들에게 대드는 주민들의 모습은 그리 희귀한 것이 아니다.


올 들어 급격히 확산된 중동에서의 ‘민주화 도미노’를 보며 우리는 북한의 민주화와 변화에 대한 기대를 가졌다.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라는 북한을 머리에 이고 있는 우리로서는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생각의 전개인 것이다. 그러나 중동과 북한은 너무나 많은 면에서 다르다. 기본적으로 중동의 국가들은 여론이 형성될 수 있는 인터넷 전화 통신망이 넓게 확산되어 있지만 북한의 경우에는 인터넷은 막혀 있고 휴대전화도 수십만대에 그친다. 물론 이집트의 오라스콤이 독점 공급하고 있는 휴대전화 보급률과 확산 속도는 그 정도의 수치만으로도 대단히 고무적인 것이긴 하다. 어쨌든 중동과 북한의 상황이 현저한 차이를 보이더라도 우리는 그 기대마저 포기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김정일은 리비아에서 외화를 벌던 250여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북한으로 귀환하는 것을 막았다. 내전으로 안전이 위험해진 나라에 제 나라 국민들을 철수시키지 않는 유일한 나라가 북한이다. 북한 당국은 리비아 노동자들이 돌아와 카다피의 ‘급작스럽고’ 비참한 몰락을 증언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는 게다.


3대 세습의 살얼음판을 걸으며 강력한 주민 통제에 고삐를 곧추 쥐고 있는 북한 독재권력의 다급함과 용의주도함의 이면에서 북한 주민들의 민심 동요와 행동 변화 역시 분명히 진행형에 있는 듯하다. 북한 주민들의 요구와 독재권력의 충돌은 어떤 식으로든 불가피 할 것이라는 사실이 감지되는 대목이다. 결국 우리 정부의 대응이 향후 북한 동태의 흐름에 너무나도 중대한 작용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 내부를 더욱 진지하고 의미심장하게 들여다 보고 우리의 행동에 더욱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이다. 한반도 격동의 종국적 향배는 결국 우리 자신의 의지와 선택에 크게 좌우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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