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에 ‘무대응’ 일관

“무대응이 상책이다.”

6자회담이 교착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미국의 각종 문제제기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미국에서 북한인권법안이 제정된 이후 처음으로 제3국에 체류중이던 탈북자 6명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미국에 입국했지만 북한은 공식적으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2004년 남한 정부가 동남아시아 한 국가에서 대량으로 탈북자를 입국시킨 뒤 북한이 이 같은 조치에 반발하면서 1년 가까이 남북관계를 중단시켰었다는 점에 비춰 이번 사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예상외로 조용하다.

지난해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이나 미국에서 발표되는 각종 언급에 대해 외무성 등에서 공식입장을 내놓았지만 올해에는 미국에서 쏟아내고 있는 압박에도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1월 국정연설을 통해 북한을 ’자유가 없는 국가’라고 지목하기도 했고 이어 신문단체 관계자들과 만나면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재차 규정하기도 했지만 역시 북한은 무반응이다.

백악관이 3월 발표한 ’미국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 북한을 폭정 종식 및 민주주의의 확산이 필요한 대상으로 지목했지만 북한은 별다른 대구가 없고, 레프코위츠 대북인권특사의 개성공단 폄하발언 등에 대해서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공식적인 입장발표는 없지만 북한의 언론매체들은 인권문제와 6자회담 북한책임론, 위조지폐 등 불법행위 등 미국의 문제제기를 ’대북 적대정책’의 일환이라면서 대미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한의 이같은 무덤덤한 대응은 어차피 현 부시 정권하에서는 이뤄질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6자회담 재개를 전후로는 북한이 자신들의 공식 입장을 강력하
게 개진하고 미국과 협의를 시도했지만 금융제재로 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북한의 적극적인 자세가 사라지고 있다.

이는 협상을 통한 관계개선이 어렵다고 보고 미국의 태도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무대응 전략’으로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주민에게 대미 적대심을 고취하고 매체를 동원한 대미 비난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미관계가 악화하면서 새로운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북한은 북핵문제 등 양국 간의 주요 현안에 대해 ’미국이 협조하면 우리도 협조’하고 ’미국이 협조하지 않으면 우리도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한 것 같다”며 “그러면서 경제나 남북관계, 북중관계 등을 통해 자신들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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