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모라토리엄 7년만에 완전 폐기

북한의 5일 대포동 2호 시험발사로 지난 99년 발표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유예(모라토리엄) 조치는 7년만에 완전 폐기됐다.

북한은 미국의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미간에 미사일 협상이 한창이던 지난 99년 9월 24일 외무성 대변인의 발표를 통해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선언을 처음 내놓았다.

당시 북한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북미간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고위급 회담이 개최되는 기간에는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2001년1월 조지 부시 행정부 출범과 함께 북미간 대화는 단절됐고, 이에 따라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조치를 준수할 지 여부가 주목됐다.

이에 대해 북측은 2001년 5월 유럽연합(EU) 의장국 자격으로 방북한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에게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직접 2003년까지 미사일 발사유예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하는 방법으로 모라토리엄 연장을 통보했다.

김 위원장이 당시 2003년을 시점으로 못박은 것은 막 취임한 조지 부시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지켜봐 가면서 미사일 발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북한은 이어 2002년 9월 방북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와 정상회담 후 발표한 평영선언을 통해 미사일 시험발사를 2003년 이후에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99년 미사일 발사 유예 선언 이후 준수 쪽에 무게를 실어오던 북한은 지난해부터 입장의 변화를 보여오기 시작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외무성 비망록을 통해 “우리는 이전 미 행정부 시기인 1999년 9월 ’대화가 진행되는 기간 미사일 발사 임시중단 조치’를 발표했으나 2001년 부시 행정부가 집권하면서도 조.미 사이의 대화는 전면 차단됐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미사일 발사 보류에 대해서도 그 어떤 구속력도 받는 것이 없다”고 발표했다.

북미간 대화가 열리는 상황에서는 미사일 발사유예 선언을 지키겠지만 그렇지 않은 국면에서는 선언이 효력을 상실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북한은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준비로 이목이 집중되던 지난달 이런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는 “이른바 모라토리엄은 조미간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사일 발사유예 선언이 7년만에 폐기됨에 따라 당장 북미, 북일간에는 책임공방이 거세질 전망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은 지난달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99년 자신들이 서명했고, 2002년 재확인한 모라토리엄상의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북한 미사일 모라토리엄은 분명히 지난해 6자회담 참가국들이 서명한 공동성명의 일부”라면서 9.19 공동성명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도 함께 내놓았다.

일본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인 5일 아침 정부 대변인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의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의 안전보장과 국제평화안정을 해치는 것”이라며 “평양선언의 위반 혐의가 있다”고 북한을 비난하고 나섰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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