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가 사설을 통해 주민들에게 홍수에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이는 본격적인 장마철과 태풍이 오기 전 집중호우와 시설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선전으로 매해 비슷한 기간에 발표된다. 그러나 사설에서 대책으로 제시한 방법이 지난해와 거의 유사해 실질적인 대책보다 구호성, 선전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장마철 대책을 철저히 세우자’는 사설을 통해 “(기상이변으로 인한) 변덕스러운 날씨로 볼 때 우리나라에도 큰물(홍수)과 강한 비바람이 들이닥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지난시기 라선시와 함북도 북부지구가 입은 큰물 피해는 장마철 대책을 철저히 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깊이 새겨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015년 홍수로 인해 함경북도 라선시에 1000여 채의 가옥이 파괴됐고 1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통신은 2016년에는 함경북도 일대에 태풍으로 인해 약 1만여 채의 살림집이 파괴됐고 7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말며 장마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설비와 자재를 사전에 확보하여 만단의 준비를 하여야 한다”며 “모든 부문에서 일기예보에 언제나 깊은 주의를 돌리며 필요한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농업, 석탄·채취공업, 발전, 철도, 수산, 공장기업소 부문에서 장마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자세히 소개했다.
그러나 노동신문이 소개한 장마 대비 방법은 지난해 노동신문에 실린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었다. 심지어 문단 전체가 같은 부분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장마 대비를 강조하지만, 실질적인 대책보다는 의례적인 선전용 사설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노동신문 사설에는 지난해와 달리 새롭게 이야기한 부분도 일부 눈에 띈다.
이는 “구배(경사)가 심한 철길 구간과 산사태가 날 수 있는 개소들에 대한 보강대책을 면밀히 세워야 한다” “임의의 정황에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만단의 비상 동원 준비를 하여야 한다”는 대목이다.
홍수로 인한 기차 탈선, 산사태 방지를 주문한 것으로 작년 북한에 관련 피해가 있다는 점에서 특별히 주민들에게 예방을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8월 태풍 ‘솔릭’으로 원산 갈마 해안지구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 : 강원도 원산 태풍 영향 ‘큰물’ 피해 발생, 갈마시장 이틀간 폐쇄)
또한 신문은 “수력발전소들에서는 언제(댐)와 수문들을 보수 정비하여 많은 물을 잡아 전력 생산을 늘리는 것과 함께 발전설비와 수력 구조물들이 큰물이나 벼락에 의한 피해를 받는 현상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력 생산의 상당 부분을 수력에 의존하는 북한은 최근 가뭄으로 인해 전력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장마철 댐 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써 수력발전의 동력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