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 시급한 철로 문제 언급없이 “관리체계 현대화”만 강조

26일 오전 북측 판문역에서 열리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착공식 참석자 등을 실은 열차가 도라산역을 지나 판문역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남북이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착공식을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개최한 가운데 북한 매체가 철도 현대화를 위한 연구 개발에 성과를 내고 있다는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철도성 철도연구원에서) 철도운수의 주체화, 현대화, 정보화를 실현하는 데서 선차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들을 연구목표로 내세우고 완강한 투쟁을 벌여 많은 성과를 이룩했다”며 “(수송조직과 지휘의 정보화를 실현하는 데서 의의가 큰) ‘기관차 사령 일보 작성 지원 체계’를 개발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기관차 사령 일보 작성지원 체계’는 교통 운수 기관에서 사령(지휘 감독)의 업무를 맡은 사령원들이 기관차의 상태나 정보를 보다 쉽게 파악하기 위한 지원 시스템으로 북한은 해당 시스템 도입으로 철도 관리 운영의 정보화 수준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철도성과 각 철도국 사령원들이 모든 기관차의 상태를 제때에 장악하고 지휘할 수 있도록 보다 합리적인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현장 일군들과 창조적 협조를 강화해나갔다”며 “(기관차 사령 일보 작성지원체계를 도입이) 사령원들의 하루 일보 작성 시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문은 “3차원 철도 지리 정보 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연구사업에 애국의 구슬땀을 바쳐온 철도과학정보연구소의 과학자들도 수많은 선행문헌에 대한 연구 사업을 심화시켜 방대한 량(양)의 자료기지를 구축했다”며 “지리 정보기술(GIS), 이동통신기술 등을 리용(이용)하여 기관차 정보 말단 기를 새로 제작했다”고 말했다.

신문은 “과학자들은 이 말단기를 리용하여 렬차(열차)의 안전한 운행을 보장하고 렬차들에 대한 지휘를 보다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철도시설과 장비들을 갱신 완비하기 위한 사업에서 보다 큰 전진이 이룩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신문은 철도연구원에서는 열차운행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필요한 ‘제동구두(차바퀴 접촉면을 눌러 운동을 멈추게 하는 기계식 제동기) 종합시험대’와 ‘철도 신호설비 현대화’, ‘누름 힘(압력) 측정기’와 ‘철길 구조물 진동 검측기’, ‘기관차용 집초형 레드 전조등(LED전조등)’ 등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이 말한 철로의 현대화 부분은 대부분이 열차 운영이나 기관차 관리에 관한 부분으로 북한 철도와 관련해서 가장 심각한 문제인 노후화 철로(鐵路) 현대화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에, 북한 철도 현대화 문제의 핵심은 비껴간 채 부수적인 부분만 치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두얼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지난달 30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리뷰 11월호에 게재한 ‘북한의 철도 건설, 1900∼2015: 산업화와 장기 경제침체에 대한 함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 철도의 낙후성은 1950~1960년대까지 올라가는 문제이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이번 달 초 북한의 동해선 철도를 조사하고 돌아온 철도조사단은 동해선 궤도 상태가 안 좋아 시속 30km 내외의 운행을 했다고 밝혔고, 지난 5월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장면을 취재하려는 기자단이 탄 북한의 특급 열차도 강원도 원산에서 함경북도 길주까지 11시간이 걸렸다.

북한 강원도 원산에서 함경북도 길주까지 직선거리는 약 255km로, 직선거리가 약 330km인 서울-부산 구간을 KTX를 이용할 경우 2시간 40분이 소요된다는 점과 대비된다.

한편, 남북 정상은 지난 4월 판문점 선언을 통해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의 연결 및 현대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며 9월 평양선언을 통해 연내 착공식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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