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통해 폭설 언급, ‘알아서 해결하라’는 뜻”

북한에서 7일부터 이어진 폭설로 현재 금강산 지역에 2m가 넘는 눈이 쌓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런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은 특별한 장비 없이 삽 등으로 제설작업에 동원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0일 “지난 7일 오전 9시부터 10일 오후 2시 사이에 강원도와 함경남도 일부 지역에 많은 눈이 쏟아졌다”면서 “강원도 고성군의 적설량이 155cm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어 강원도 고성군에 쌓인 눈이 1969년 이후 45년 만에 가장 많다고 덧붙였다.


또한 통일부에 따르면 평양에서 이산가족 상봉 장소인 금강산 현지로 가는 길이 모두 막혀 북한 적십자사 일행이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한국도로공사와 국토교통부 직원 등 25명을 제설작업을 위해 파견, 제설차량 6대를 추가로 지원하는 등 이산가족상봉 행사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현재 전문장비를 이용해 제설작업을 하는 남한과 달리 북한은 전문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북한은 특별한 장비 없이 삽이나 넉가래 등을 이용, 주민들을 동원해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탈북자들은 소금·염화칼슘·모래 등 제설자재를 사용해 작업이 용이한 남한과 달리 북한은 제설장비 및 자재가 없어 이런 폭설 사태가 발생하면 모든 주민들을 동원한다고 증언했다. 또한 동원되지 않고 일을 하러 나간 주민들도 그냥 눈만 치우고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북한의 방송매체들은 폭설이 내린다고 언급하는 수준에 그칠 뿐 당국 차원에서 제설작업에 대한 지원이나 폭설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언급하지 않는다고 탈북자들은 말했다. 특히 ‘폭설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사전준비해라’는 식의 방송은 주민들에게 ‘알아서 해결해라’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강원도 출신 한 탈북자는 12일 데일리NK에 “북한 주민들은 ‘먹을 소금도 없는데 제설작업에 사용될 소금이 어디 있느냐’는 생각을 한다”면서 “제설장비 및 자재를 지원해주는 남한과 달리 북한은 지원이 없어 제설작업에 난항을 겪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언론들이 폭우 피해상황을 상세히 보도하는 것과 달리 눈 소식은 거의 전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북한에서 폭우는 농사 피해나 집이 떠내려가는 등의 문제로 직결되지만 폭설은 그다지 뉴스거리가 되지 못한다”면서 “원래 교통이 낙후돼 폭설로 인한 고립이나 교통장애가 특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탈북자는 “원래 황해남도 해주에서 열차를 타면 3일 만에 양강도 혜산에 도착하는데 지난해 12월 폭설로 12일 만에 도착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들었다”면서 “철로의 눈을 그 지역 주민들만 동원해 치웠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있을 당시 폭설이 내리면 집밖에 눈이 쌓여 현관문을 못 여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학생들은 집에서 학교로 가는 길에 쌓인 눈을 자발적으로 치우면서 등교를 해야 하는데 폭설로 인해 눈을 치울 수 없을 경우 큰 아이들이 비닐 비료 포대에 작은 아이들을 태우고 등교를 하는 경우도 종종 목격됐었다”고 소회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11월 폭설로 인해 철도와 교통이 완전히 마비됐고 기관기업소와 모든 주민들이 총동원돼 눈치우기 작업을 한 바 있다. 2006년 4월에도 북한 함경북도 지역에 내린 갑작스런 폭설로 3일 동안 정전상태가 계속되고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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