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에볼라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입국 외국인을 21일간 격리 조치를 취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투자 유치를 위해 중국 무역업자 중 재력가에 한해서는 입국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지난달 24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금지해오고 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북한이 돈이 있는 대방(무역업자)에 한해 북한에 들어와도 격리시키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왔다”면서 “중국에서 발행하는 위생증명서를 발급받고, 북한에서 감염 여부를 검사하면 격리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오랫동안 격리돼 검사를 받는 것에 대해 반가워하지 않던 상인들 사이에서 일부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이) 다시 말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북한이 입국 외국인을 21일간 격리·검사 한다는 발표를 일방적으로 하자, 당장 거래를 해야 하는 중국 무역업자들은 “누가 그렇게 오랫동안 갇혀 있겠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북한이 격리되면서 묵은 호텔 숙박비와 검사 비용을 요구하자, “신종 사기수법 아니냐”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왔다.
북한은 이 같은 상황에 직면하자, 에볼라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해 취했던 조치를 조금씩 완화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그는 “중국의 한 무역회사 사장이 최근 북한에 들어갔다 왔는데, 비서는 물론 운전기사도 동행하지 말 것을 (북한이) 요구해왔다”면서 “사장이 입국하자마자 상대(북한) 쪽에서 차량과 운전기사가 나왔고, 감염 검사를 다시 한 번 하는 등 방역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북한은 자금력이 많지 않아 큰 이득을 볼 수 없다고 판단되는 회사에 대해서는 입국 자체를 허가하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투자 유치를 위해 재력 있는 중국 무역업자들로 입국 허용 대상을 한정하고 있는 것이다.
소식통은 “큰 회사가 아닌 경우에는 당분간 북한에 갈 수 없을 것이란 분위기가 만연하다”면서 “국경 지역의 중소규모 회사들이 벌렸던 수산, 의류 무역 등의 인적 교류는 거의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서 중국으로 나오겠다는 (기업소) 사장들도 아무런 소식이 없다”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북한과의) 무역에 대한 인식이 갈수록 나빠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