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발, 강력한 제재마련 韓美에 힘실어주는 셈”

북한이 지난 달 9일 강행한 5차 핵실험을 제재하기 위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즉각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 협의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핵심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의 입장 차이가 크고,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까지 미국과 중국 간에 진행되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 논의에 초반부터 적극 관여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논의가 더욱 복잡해 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7일 이 시간에는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제기된 새로운 대북 제재 논의와 이를 둘러싼 핵심 국가 간의 갈등 양상을 살펴보고 전망해 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자리에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 나오셨습니다.
 
-지난 4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안보리 결의 2270호는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

북한의 4차 핵실험(1월 6일) 이후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서는 강력한 대북제재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습니다. 56일 만에 만장일치로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가 채택됐습니다. 러시아산 석탄이 북한의 나진항을 통해 중국의 남방지역으로 수출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늦어졌으나 2월 24일 초안이 마련됐고 3월 2일 채택 되었습니다. 안보리 제재는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9월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대북 제재 논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또 현재 경과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5차 핵실험 이후 안보리 긴급회의가 개최되어 추가 제재를 하자는 결의를 채택했고, 언론성명으로 발표했습니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관도 새로운 대북제재에 대해서 약속을 했었지만 현재는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또한 미국 측은 제재논의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발표한 반면 러시아는 잘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상반된 주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민생 예외를 논의 중입니다. 안보리 2270호는 석탄, 철강의 수출은 규제하지만 북한의 민생에 관련된 것은 예외로 규정합니다. 이에 따라 2270호 채택 이후 민생을 구실로 북·중 교역 증가 및 경제관계가 더 좋아졌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에 대해 민생교역량 쿼터제(상한선)를 주장하면서 규제를 강화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민생규제 강화는 물론 명확하게 증명된 경우에만 교역이 가능하며 북중 간 통관 검사를 철저히 하고 엄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민생예외 축소를 두고 미국과 중국의 의견 차이로 대북제재 논의가 늦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결과물 없이 한 달이 지나도록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자칫 추진력을 잃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이번에 새롭게 논의되는 안보리 결의 내용은 지난 2270호와 어떤 점에서 다른 거라고 예상하시나요?

북한 민생예외 부분이 합의가 된다면 제재가 강화 될 것입니다. 민생부분은 군사적 전용, 민생에 국한되는 지의 여부를 판단해야합니다. 이를 두고 미국과 중국이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어 타결이 어렵습니다. (하지만)어떤 형태이든 민생 부분에 대한 규제는 강화될 것이라 봅니다.

-결의안 내용을 두고 미국과 중국은 어떤 사안에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나요?

미국은 석탄, 철강, 원유 등 북한의 민생부분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강력한 대북제재를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더불어 미국은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은 미국의 기업, 은행 등과 거래할 수 없다는 조건도 안보리 제재에 포함시켜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러시아는 지금보다 강한 제재에 찬성하지만 민생문제에 영향을 주는 제재에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북한주민이 대거 탈북하거나 북한내부 전변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문제에서도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이미 9월 30일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부지(성주)로 최종배치 장소를 결정·발표했습니다. 이에 10월 1일부터 중국의 인민일보, 신화통신은 보복까지 할 수 있다는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또한 중국은 미국의 자국 기업인 훙샹그룹에 대한 독자적 제재에도 반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안보리의 새로운 대북 제재를 두고 중국, 러시아는 시간을 끌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은 북한 핵과 제재 문제를 두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고 봅니다.

-중국에 이어 러시아까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안보리 제재 논의에 본격적으로 개입했습니다. 이에 따라 결의안 채택이 장기 표류 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어떤가요?

러시아는 10월 안보리 순회의장국이 되어 대북 제재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는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그동안 소련이 붕괴되고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습니다. 최근 푸틴 대통령이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북한 민생 제재에 반대하기 때문에 (안보리)결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미국과 러시아는 최근 시리아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때문에 러시아가 대북 제재에서도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는데요. 영향이 있을까요?
 
현재 시리아 문제로 러시아와 미국이 큰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는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고(시리아 現 정권지지) 미국은 반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러시아와 협상을 전면 중단한다는 선언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러시아가 반군 지역을 대대적으로 공습 해 피해를 줬기 때문입니다. 결국 미국은 러시아와 더 이상 협상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습니다. 이에 러시아는 무기급 플루토늄 폐기를 중단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중동문제를 두고 러시아와 미국의 갈등은 신냉전이 도래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러시아가 북한 제재문제를 두고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추가적인 대북제재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한국을 방문했는데요. 이례적인 것 아닌가요? 이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8일 공식적으로 북핵문제, 북한인권 문제 등 시급한 사안에 대해 유엔차원의 한·미 공조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방한했습니다. 그는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멤버 중 한 사람으로 북핵문제, 인권안보리 결의, 대북제제 결의를 위해 방한했으나 이에 의구심을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예방공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에 무력공격을 하려면 유엔의 지지 및 유엔 대사, 한국 정부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즉, 미국이 북한에 무력공격을 하게 되었을 경우를 대비해 이와 관련된 논의를 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새로운 안보리결의안 채택 이전에 북한노동당 창건기념일(10월10일) 전후로 6차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북한이 6차 핵실험 또는 대륙간 탄도탄 실험을 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당 창건 기념일의 축포를 대체해 단거리 혹은 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하는 등 어떤 형태의 도발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과거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을 두고 큰 도발을 한 적은 없습니다. 북한은 당 창건일을 앞두고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했으나 추가 핵실험은 당 창건 기념일과 상관이 없습니다. 이번에도 핵실험, 장거리 실험이 아닌 중·단거리 미사일 시험으로 끝낼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경우든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 현재 북한의 상황은 미국의 선제타격을 감안해 더 이상 도발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해 항상 최악의 상황으로 끌고 가야 해결책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6차 핵실험 혹은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형태의 축포든 상황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만약 북한이 새로운 안보리 결의안 채택 이전에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안보리 결의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나요?

추가 도발을 하게 되면 북한 제재 수위는 높아질 것입니다. 제재에 반대하는 중국, 러시아 입장이 약화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에는 찬성을 하지만 대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더 강하게 내세울 수 있습니다. 상황이 나빠질수록 제재뿐만 아니라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때가 되었다는 주장도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간의 갈등이 더 심화되는 상황으로 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러시아의 개입의지 등으로 새로운 안보리 결의 채택을 두고 논의가 길어지고 있는데요. 박사님께서는 어떤 방향의 해결이 바람직하다고 보시나요?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물론 미국에서 선제타격, 예방타격 이야기가 나오지만 한편으로 대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강경책만으로는 실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제재와 대화를 병행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핵 동결과 평화협정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 되며 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봅니다. 한반도의 전선이 형성되는 것은 미국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선제타격, 예방타격은 북한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기 위한 심리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쟁보다 핵동결과 평화협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더욱 더 대화 논의를 주장할 것입니다. 바람직한 방향은 제재와 대화가 병행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가능한 시나리오는 어떤 것인가요?
 
현재 대북 제재도 크게 강화되지도 못하기 때문에 대화가 되지 않는 형국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은 전면전을 각오해야하기 때문에 미국이나 한국에도 부담이 있습니다. 제재 강화는 물론 대화 재개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안보리 새 대북제재 결의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 또 이달 내 성사될 수 있을지 전망해보신다면 어떤가요?

이달 내 성사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이 계속 다른 제안을 하게 되면 시간이 늦어집니다. 이달 내, 제재안이 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국제정치는 강대국 논리에 좌우됩니다. 또한 2270호 제재안보다 강도 높은 제재가 나올 가능성은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행동에 대해 부담을 가지고 있고, 국제사회의 책임감 있는 강대국으로서 제재안에 찬성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보다 높은 제재안이 나올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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