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매시장서 ‘매대집 안내’ 전문 알선꾼 인기”

진행 : 한주간의 북한 소식입니다. 오늘도 강미진 기자와 함께 하겠는데요. 강 기자첫 번째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 네, 오늘 시간에는 북한 유통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유통시장이 발전하면서 연관 직종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전국 도매시장의 평성 시장에는 최근 새로운 장사 업종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도매를 하려는 주민들을 해당 상품이 있는 매대나 집으로 안내를 해주기도 하고 구입한 물건을 차가 있는 곳까지 운반해주는 전문 짐꾼들도 등장했다는 겁니다.

소식통은 이전에는 도매 장사꾼들도 물건을 사고 이동비용(경비)을 절약하려고 본인들이 스스로 물건을 나르고 했었지만 지금은 달라지고 있는 추세라고 했는데요, 시간이 곧 돈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최근에는 화물차나 소형버스를 구매하는 주민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 :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점이 하나 있는데요. 북한 시장에서 도매할 때 짐을 날라주거나 이동을 도와주던 사람들은 이전에도 있지 않았나요?

기자 : 네, 있었습니다. 다만 최근 모습과는 좀 차이점이 있습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해야 할까요? 이전에는 아무런 정보가 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그냥 물어서 그런 사람을 찾았는데, 이제는 짐을 날라주는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자신을 홍보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한 이는 장사꾼들에게도 이득이죠. 본인들이 찾는 매대나 집을 찾는데 시간이 많이 들었었는데 이제는 시간이 절약된다는 거죠, 요즘 장사하는 주민들 속에서는 “장사는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부지런히 순환해야 돈을 버는데 시간절약이 중요하다”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장사꾼들은 도매지에서의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장사꾼들이 도매시 짐꾼을 쓰거나 알선꾼을 사용하는 비용이 직접 짐을 운반하거나 무작정 여기저기를 찾아다니면서 허비되는 시간에 사용되는 비용과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 시장에서도 ‘기회 비용’에 대한 개념이 차츰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진행 : 알선꾼이라고 하셨는데요, 도매꾼들에게 상품 알선을 해준다는 것인가요?   

기자 : 네, 일반적으로 어느 시장이든 해당 품목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집을 물어보면 바로 알려주긴 한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매장사꾼들이 전문 알선꾼을 활용하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속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시장의 상품매대에서 알려주는 곳은 대부분 본인 집이거나 동업자의 주소를 알려준다는 겁니다. 시간이 흐른 뒤 상황을 살펴보니 ‘그렇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하고요.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가격도 비쌌다고 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전문 알선꾼’을 찾게 된 것이죠.

아울러 이들과 함께 하면 또 다른 여러 장점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알선꾼은 주변의 전문 도매장소를 잘 알고 어떤 품종이 있는지도 꿰뚫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안내를 받으면 비교적 짧은 시간에 해당 상품을 도매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한 가격과 상품이 맘에 들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또 가면 되는 것이죠. 이처럼 도매꾼들은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과 함께 일을 하는 장사꾼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진행 :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화물차를 구매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요?

기자 : 네, 북한에서는 2010년대 초반부터 유통망이 활성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시장에 대한 통제와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다보니 장사를 하려는 주민들이 증가하게 됐고 이에 따라 유통도 발전하게 됐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본인들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했는데요. 국가경제가 안 좋았던 시기에 열차이용이 여의치 않자, 육로를 통한 유통으로 해결하려고 한 점도 눈에 띕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바로 ‘써비차’입니다.

오늘날에는 화물차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는 승합차로 불리는 롱구방이나 각종 버스, 그리고 컨테이너 차량을 비롯하여 개인승용차까지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본금과 투자에 대한 규제가 조금 완화되면서 기관의 명의로 개인차를 구매해 돈을 벌려는 주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진행 : 이따금씩 북한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이 인터넷에 올리는 사진과 영상들에서도 북한의 운수부분이 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는데요, 북한 주민들은 주로 어떤 차들을 구매하게 되는가요?   

기자 : 네, 이전에는 동방호와 같은 6톤 트럭들이 대부분 써비차로 활용됐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북한 생산 화물차인 ‘승리 58’형 소형 트럭을 써비차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다양한 차종들이 써비차 혹은 유통전문 차량으로 변모했다고 합니다.

승합차와 대형화물차, 동방호, 컨데이너 차량, 승용차와 삼발이차(세발 오토바이) 등 다양한 운수수단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출발과 도착지가 어디냐에 따라 차종이 다르다고 하구요, 지금은 북한 전역의 크고 작은 도시들에는 주차장이 설치되는 모습도 포착되곤 합니다.

엊그제 연락이 닿은 한 양강도 주민도 새해가 되기 전 상품들을 도매하기 위해 평안남도 평성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는데요. 그런데 평성행 버스나 써비차가 언제든 있어서 이동에 지장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자신의 경제 상황에 맞게 차를 구매하려는 주민들도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국경지역에서는 삼발이차가 인기이고요, 내륙지역에서는 동방호와 22인승 버스와 40여 명이 탑승할 수 있는 버스 그리고 택시로 활용할 수 있는 승용차가 많이 산다고 합니다.

진행 그렇다면 가격은 어떻게 되는가요?

기자 : 얼마 전에 근거리 써비차 사업을 시작했다는 한 주민은 도급 기관의 명의를 달고 승합차를 구매했다고 합니다. 이 차는 1만 달러 정도였다고 하는데, 재미있는 부분은 국경지역에 가면 싸게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양강도 혜산시까지 직접 갔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택시로 이용되는 승용차도 싼 것은 9000달러, 비싼 것은 1만 달러를 한다고 해요. 중국산인 ‘해방호’는 2만 6천 달러에서 3만 달러 정도한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북한 최대의 유통수단으로 급부상한 컨테이너 차량은 20피트짜리가 2만 달러, 40피트짜리는 3만 7천 달러 한다고 해요.

또한 앞서 언급한 국경지역에서 인기 있는 삼발이차는 함경북도와 양강도의 경우 8000위안 정도로, 한화로 계산하면 130만 원 정도에 팔린다고 해요.

진행 : 마지막으로 시장 물가 동향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물가 동향 전해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인데요, 1kg당 평양 4870원, 신의주 4600원, 혜산 4800원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옥수수는 1kg당 평양 1850원, 신의주 1800원, 혜산 20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화로 계산하면 쌀은 약 645원 정도가 되겠구요, 옥수수는 290원 정도입니다.

다음은 환율정보인데요, 1달러 당 평양 8000원, 신의주 8060원, 혜산 8105원에 거래되고 있고요, 1위안 당 평양 1200원, 신의주 1190원, 혜산 1200원입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5,800원, 신의주 16,000원, 혜산 16,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한화로 1kg당 2191원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다음은 유가정보입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15,400원, 신의주 15,500원, 혜산 16,300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디젤유는 1kg당 평양 9,400원, 신의주 9,260원, 혜산 10,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한화로 계산하면 휘발유는 1kg당 약 2113원, 디젤유는 1kg당 1380원 정도입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