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입 수험생들 ‘수능’ 끝나면 무엇을 하나?

▲ 집단 등교하는 북한 중학생들

남한의 고등학생들은 수능이 끝나면 잠시나마 쌓였던 스트레스를 푼다.

하지만 북한의 수험생들에겐 여유가 없다. 왜냐하면 예비시험(남한의 수능에 해당)이 끝난 후에도 대학 본고사 준비를 또 준비해야 한다.

북한에서는 2002년 전민복무제(의무병역제) 도입 이후 일반중학교(남한의 중고등학교에 해당) 졸업생들은 곧바로 대학에 갈 수 없다. 오직 제1중학교나 외국어학원(남한의 특목고에 해당) 졸업생들만이 곧바로 대학에 갈 수 있다.

제1중학교 졸업생들에겐 학교 졸업시험이 곧 대학에 추천받기 위한 예비시험이다. 일단 대학에 붙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좋은 대학에 추천받기 위해 졸업시험에 최선을 다한다.

졸업시험은 대학에 가기 위한 두 개의 관문중 하나로, 일단 졸업시험을 치르고 나면 수험생들은 많이 해이해진다. 대부분 학생들은 “시험결과야 어떻든 일단 한고비 넘겼다”고 하면서 휴식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해이해지면 본고사를 잘 치를 수 없음은 물론, 여러가지 사회 문제들이 생길까봐 학생들을 최대한 쥐어짜려고 애쓴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졸업 생활총화’이다.

대부분의 중학교에서는 졸업시험을 12월 중순경에 치른다. 김일성종합대는 이듬해 2월초, 그 외의 대학은 3월 초에 본고사를 치르기 때문에 수험생들에게는 본고사를 준비하기 전에 1주일 정도 휴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학교당국은 이 한주간이라는 공간에 학생들을 쉬지도 못하게 하고 ‘연말 및 졸업 생활총화’라는 것을 벌인다.

12월 말 한주동안, 매일 아침부터 늦은 오후, 심지어 저녁까지 진행되는 생활총화에서 졸업생들은 지난 1년간의 잘못뿐 아니라 학교생활 6년간의 잘못까지도 다 반성해야 한다. 매 학생이 다 자기비판과 호상비판을 해야 하는데 자기비판만 해도 20~30분간의 발표를 준비한다.

졸업시험을 준비하느라 머리가 빠개질 것 같던 졸업생들은 졸업시험이 끝나면 바로 학교생활 전 기간의 자신의 잘못들을 생각해내느라 머리를 싸매야 한다. 게다가 학급의 모든 학생들에 대한 호상비판도 준비해야 하는데, 그 총 분량이 하나의 중편소설에 맞먹는다.

주중에는 학급별로 생활총화를 하고, 생활총화 주간 마지막 날에는 전 학교가 모여서 생활총화를 진행한다. 졸업생들에겐 이 한주간이 그야말로 고난 주간이다. 만일 졸업생활총화에 빠지거나 불성실하게 참가하면 대학추천권까지 박탈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졸업생들의 일탈현상을 결코 막을 수는 없는 것이 ‘졸업 생활총화’이다. 낮에는 ‘심각하게’ 자기비판을 한 졸업생들이지만 저녁이 되면 친구들의 집에 모여 술을 마시거나 도박을 하면서 졸업시험기간에 쌓인 스트레스를 푼다.

학교당국은 생활총화 주간이 끝나면 졸업생들에게 짧은 설 연휴 휴식을 주고는 다시 학교로 불러내 집체적으로 본고사 준비를 시킨다. 보충수업의 명목으로 매일 수업과 자습을 배합해서 본고사 준비를 철저히 하도록 학생들을 통제한다.

졸업생들은 자습시간에도 끼리끼리 몰래 친구 집에 가거나 가까운 공원에 가서 주패(카드) 놀이도 하고, 공도 차면서 ‘통제 속의 자유’를 누린다. 이때가 졸업생들에게 있어서 제일 지겨운 시간인 것이다.

이처럼 북한의 수험생들은 철저한 조직생활과 통제 속에서 예비시험으로 인해 쌓인 스트레스도 변변히 풀어보지 못하고 대학에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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