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대남강경 발언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우리군 부대의 김정일 부자 사진을 내무반에 걸어놓고 공격구호를 써 붙인 것을 문제 삼으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욕설과 비난을 일삼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미친개” “찢어죽이라” 등 갖은 욕설과 위협을 하는 것도 모자라 실제로 북한의 조선중앙TV는 북한 군인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과 얼굴 그림이 새겨진 표적지에 사격연습을 하는 장면을 방영하였다.
또한 강원도 한 군부대 야산에서 군견이 ‘리명박’이라는 이름표가 달린 모형을 향해 돌진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단방에 박살내는 심정으로 복수의 총탄을 날렸지만 아직 한이 풀리지 않습니다“라는 북한 군인의 인터뷰 내용까지 공개했다. 방송 외에도 북한은 남한 정부를 규탄하는 군민대회를 황해도, 함경북도, 남포시에서 열고 청년학생들의 인민군 입대 및 복대를 탄원하는 결의대회를 각지에서 개최하는 등 우리 정부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 당국이 대남비방의 구실로 우리 군부대의 김정일 부자 사진 모독을 문제삼고 있지만 실상은 김정일이 사망한 지난 연말부터 지금까지 그 수위와 강도를 높여가며 의도된 대남비방을 일삼고 있다. 지난 연말 우리 정부의 김정일 조문을 문제삼으며 대통령을 실명으로 원색비난하면서 남한과는 더 이상 상종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북한의 한 해 국가운영 방향을 알 수 있는 신년공동사설에서도 대남 비난의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김정은 등장 이후 연일 수위를 높여가며 대남비방을 일삼는 것은 김정일 사후 권력안정과 내부결속을 위해 무엇보다 정치, 군사적 차원에서 긴장 상태가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남북관계 면에서도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은 현 정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핵보유를 김정일의 최대 치적으로 선전하며 오는 4월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규정한 북한당국으로서는 경제지원의 실익이 없는 남북대화보다는 주민들의 충성도 강화와 체제결속을 위해 대남강경책을 고수하는 것이 정권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다.
여기에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남남갈등 현상을 이미 수차례 학습한 북한당국으로서는 남한의 총선과 대선에 직접 개입하여 안보위기 및 사회적 불안정을 야기하여 남북관계의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점에서 향후 북한의 의도적 도발이나 내부 권력투쟁 과정에서의 우발적 도발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북한 당국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실명 비난과 함께 “무차별적인 성전”을 운운하며 전쟁불사론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안보정상회의가 열리는 오는 26일은 공교롭게도 천안함 폭침사건 2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우리는 대남도발 억제 차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무엇보다 국론통합을 바탕으로 현재의 위기를 기회와 도전으로 만들어가는 지혜가 요구된다.
북한 내부 권력변화와 정세를 예의주시하되 불필요한 이념논쟁으로 남남갈등이 재연되어서는 안된다. 여야간 정책대결보다는 정권교체와 정권심판론만 앞세우는 현재 선거구도는 북한의 남남갈등 조장에 대한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금은 국가 비상상황에 준하는 한반도 급변기로서 우리 사회 내부의 남남갈등으로 인한 국론분열이 곧 북한정권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점을 되새겨야 할 때이다.
북한의 도발에 단호한 대응과 조치를 취하여 전투에 승리하더라도, 만약 우리 사회의 이념논쟁으로 인한 남남갈등이 발생한다면 이는 “전투에서는 승리하되 전쟁에서는 결국 패하는 것“으로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요인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최고존엄의 수호“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가치보다 결코 우선시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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