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 19일 이틀 연속으로 동해에 발사체를 기습 발사한 배경에는 대화 국면 전환을 위해 한미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부나 군에서도 이번 발사를 통상적인 훈련이나 시험발사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정치적 메시지가 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19일 “북한이 어제에 이어 오늘 오후에도 동해 북동쪽 방향으로 단거리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전날에도 오전 8∼11시에 2발, 오후 2∼3시에 1발의 단거리 발사체를 동해 북동쪽으로 발사했다. 군 당국은 이번 단거리 발사체가 단거리 미사일인 KN-02 계열이거나 북한이 개발 중인 300㎜ 이상 방사포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KN-02는 100km 이상을 날아갈 수 있는 발사체로 대량살상무기로 발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대적으로 도발 수위는 낮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이틀 연속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고, 게다가 미사일이나 방사포의 성능 향상을 위한 행동이라면 군사적 긴장 유발의 측면도 노렸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무수단(사거리 3000∼4000㎞) 등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고 사거리가 짧은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강행한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피하고 국제사회를 크게 자극하지 않으면서 정치적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 중국의 대북 금융 제재 움직임을 비롯해 대내적으로 식량 상황 악화 등 불안정한 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김정은 정권 입장에서 한반도 긴장 상황을 우선적으로 매듭지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러면서도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 이번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같은 저강도 도발을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공세적 움직임으로도 볼 수 있다. 북한은 최근 한국계 미국인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에게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데 이어 실제로 교화소 생활을 시작하게 하며 미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핵심 참모로 알려진 이지마 이사오(飯島勳) 내각관방 참여(參與·자문역)의 방북을 수용해 북일 협상의 가능성을 타진한 것도 한미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연수 국방대학교 안보문제연구소 교수는 데일리NK에 “북한 당국은 3, 4월에 핵-경제 병진 노선을 강조하며 의도적으로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켰던 것”이라며, 그러나 “집권 2년을 맞은 김정은 정권 입장에서는 ‘정세 안정화’ 또한 필요하기 때문에 더 이상 도발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현재 경제 문제에 주력하고 있는 북한은 중국, 미국 등과 협상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려 할 것”이라면서 “향후 물밑접촉을 통해 대화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