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농민들의 깊어지는 한숨…빚쟁이들 독촉에도 “배 째라”

평안북도의 농촌 풍경. 한 북한 일꾼이 농사일을 멈추고 잠시 쉬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겨울이 본격 시작되면서 북한 농민들의 근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올해 유독 기승을 부린 더위와 가뭄으로 농사 작황이 좋지 않아 빌린 곡식도 갚지 못하고 빚만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요새 사람들의 걱정이 날로 늘어가고 있는데, 특히 농민들의 경우 겨울은 왔지만 차례진 것도 없고 봄에 꾼 곡물을 갚을 것도 없어 쌓여가는 빚 때문에 한숨만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봄철에 꾸어준 돈을 받으려는 빚쟁이들의 독촉이 계속되고 있어서 농민들이 엄청난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국가로부터 분배받은 곡식도 없는 어려운 처지에서 가뜩이나 빚쟁이들의 빚 독촉까지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농촌 지역에서는 봄에 꿔준 돈을 현물로 받아가려는 빚쟁이들이 일일이 채무자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그러나 벼랑 끝에 내몰린 농민들은 ‘농사가 안 된 것을 어쩌겠는가’라면서 배를 째라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돈을 꿔 준 사람으로서는 재산이라도 들어(빼앗아)와야겠는데, 농민들의 생활 수준이 ‘서발막대(장대)를 휘둘러도 걸릴 게 없는 형편'(가난한 집안이라 세간이 아무것도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 들어올 것도 없다고 한다”며 “그만큼 농촌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먹고살기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례로 평안남도 평성시 양지동에 사는 한 중간 상인은 봄에 꾸어준 돈에 대한 값으로 약 10t의 쌀을 받아야 하는데 실상은 2t 정도만 받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본전도 못 찾은 중간 상인은 현재 일도 나가지 않고 매일 자전거를 타고 농촌 지역을 돌며 채무자들을 찾아 채무 변제를 독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