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韓流 활성화 지원방안 마련할 때다

지난 13일 한국을 목표로 탈북 했다가 일본 해상에 표류한 탈북자 9명의 행방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북한판 보트피플’은 지난 1987년 1월 김만철씨 일가족의 탈북 등을 비롯하여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이들의 탈북동기가 남다르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의 보도(9.20)에 따르면 이들 탈북자 아홉명 중 남성 한명이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한국을 동경해 탈북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이들 탈북자들은 “한국 등 다른 나라는 전기를 언제라도 쓰는 등 더욱 풍족하고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하다고 국내(북한) 시장에서 들었다. 북한에서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남한의 영화나 드라마 등 이른바 북한에 부는 한류가 북한 주민들의 의식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간간히 알려져 왔지만 실질적으로 금번 사건과 같이 집단탈북의 근거가 되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북한에서의 한류가 단순히 하나의 문화적 관심이나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폐쇄적인 북한사회 변화의 촉진제로 기능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폐쇄적이고 통제된 국가에서 새로운 정보 확산이 정치적 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외부정보 유입은 분명 북한주민들의 의식변화, 나아가 사회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은 남한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한국의 발전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무엇보다 자신들이 그동안 주입 받아왔던 당국의 선전과는 전혀 다른 남한을 인지하게 된다는 점이다. 북한 주민들이 남한의 발전상이나 자유와 인권 등의 정보를 인식하게 된다면 이는 분명 사회적 변화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같이 남한 영화나 드라마 등을 비롯한 한류가 북한주민들의 의식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북한 주민들이 관심을 갖는 남한의 대중문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접근을 통해 수용력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이제는 단순히 북한 내 한류 현상의 실태에 대한 접근을 넘어 “어떠한 내용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대북 미디어를 통한 북한체제의 변화 촉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 주민의 변화된 문화적 욕구와 취향을 심리적으로 분석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한류, 북한을 흔들다'(늘픔플러스)의 연구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이 남한 영상물을 통해 정치의식의 변화과정을 겪게 되는데, 그 가운데 ‘자유’에 대한 갈망이 주요한 내용이었다.


자유를 느끼고, 공감하고, 필요로 하게 되는 과정을 추적해보면, 남한의 일상 생활문화(의식주 문화, 여가 문화, 대화(언어), 스타일(옷, 헤어, 화장 등))를 목격하게 되면서 감정을 이입하고 모방하는 과정이었다. 이는 직접적인 정치적 내용을 다루고 있지는 않으나 간접적으로 묘사된 다양한 ‘자유’ 표현 문화를 경험하면서, 참여하고자 하는 욕구와 의지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남한의 영화나 드라마 DVD나 CD 보내기를 확대해야 하며, 특히 USB나 CD 등에 남한 대중가요 파일이나 뮤직비디오를 담아 보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최근 만난 한 탈북자의 증언에 따르면 “남한 노래를 들으면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된다. 우리 노래는 모두 정치사상을 담은 노래인데 남조선 노래는 남녀간의 자유로운 사랑을 이야기 하는 것이 너무 좋다”는 증언을 하고 있다. 또한 데일리NK가 지난 5월 실시한 북중 국경르포 조사(북한 주민, 북-중무역상인 11인 인터뷰)에 따르면 “군대에 갈 때 한국 노래를 틀어놓고 환송회를 벌이기도 할 만큼 남한 노래가 인기”라고 한다.


사상체계로 무장된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전략으로서 남한의 대중문화를 통한 접근은 현재의 북한사회 변화는 물론 향후 남북한 통합과정에서 남한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인식적 거리감을 좁힐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목조 어선 한척에 위태롭게 자신의 생명을 걸고 탈북을 결행할 만큼의 탈북동기로 작용한 남한 드라마나 영화가 북한 사회 전반에 변화의 매개로서 기능할 것이 분명하다. 우리도 북한의 변화를 단순히 목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변화를 촉진하는 지원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다각적인 지원이 활성화 되기를 기대한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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