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조선이 코로나 비루스 묻은 돈 뿌려 신의주에 발병”

회령 주민강연서 제기돼..."안기부 괴리가 뿌린 돈에 균 묻어 있어"

신의주 방역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코로나19가 한국에서 유입됐다는 내용을 주민들에게 주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얼마 전 회령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가 열렸다”면서 “이 강연회에서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는 남조선(한국)에서 조선(북한)에 뿌린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강연자는 ‘남조선에서 풍선이나 플라스틱 통을 바다로 흘려서 보내온 쌀과 돈, 중국에서 건너온 안기부(국정원) 괴뢰가 뿌린 돈에 (코로나) 균이 묻어있다’고 말했다”며 “그런 것을 발견하면 무조건 신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일부 시민단체가 헬륨가스와 해류를 활용, 북한에 보내는 대북 풍선과 플라스틱병 속 내용물에 바이러스가 묻어 있다고 선전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반도 최북단이자 바다와 인접하지 않은 회령에 대북 풍선과 플라스틱병이 흘러 들어가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북한 당국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의 책임을 우리 정부와 대북단체에 전가하고 민심을 다잡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강연회에서 ‘신의주에서 코로나19 감염자 발생’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강연회에서는 신의주가 코로나에 걸린 것이 남조선에서 코로나를 돈에 묻혀서 뿌렸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북한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가 없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선전 및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감염사례를 언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은 몇 차례 주민 대상 강연회에서 발병 사실을 예시로 들어 선전·선동을 꾀한 바 있다. 본지는 지난달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양강도 김형직군의 리당(里黨) 위원장이 주민 대상 긴급강연회에서 황해도에 코로나 환자가 나왔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소식통은 “그렇게 강연도 하고 그래서인지 (코로나 발병과 관련한) 소문이 쫙 퍼졌다”며 “주민들이 반은 믿고 반은 안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소식통은 북중 무역 중단의 여파로 인해 수입이 줄어들면서 일반 주민들의 구매력이 하락했다고 전했다. 그는 “시장에 쌀, 강냉이(옥수수)는 이만큼 쌓여 있는데 그걸 살 돈이 없어 죽을 지경이다”고 말했다.

“황해도에서 코로나 환자 발생” 한 주민 강연서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