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자 도마에서 금메달 기대

4일 새벽(한국시간) 끝난 제40회 세계 기계체조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 첫날 경기에서 가장 관심을 끈 선수는 러시아의 니콜라이 크류코프였다.

그는 도마 경기에서 착지 중 왼쪽 무릎을 크게 다쳤지만 절뚝거리면서도 전 종목에 나섰다. 그러나 공중을 날아 철봉과 평행봉에서 내려올 때 무릎에 충격이 가는 바람에 완벽한 착지를 이룰 수 없었다. 투지는 좋았지만 마루 운동에서는 0점을 맞아 팀이 3위로 처지는 데 악재를 뿌렸다.

그의 불행에 남모를 웃음을 지은 이가 있었으니 바로 리만섭 북한 남녀 대표팀 총감독이다. 조선체육대학에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안마에서 금메달을 따낸 배길수를 길러낸 지도자로 이번에는 북한 체조 수장으로 독일 슈투트가르트를 찾았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남자 도마 종목에 출전하는 리세광(22)에게 금메달을 바라고 있다. 그는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로 김동민 대한체조협회 전무도 “도마에서는 이미 세계 최정상급”이라고 소개했다.

리 감독은 “크류코프가 강한 경쟁자였는데 오늘 다친 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며 짧게 답했다.

도마는 1991~199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유옥렬이 금메달을 따고 1996년 대회에서는 여홍철이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1990년대 한국 체조의 간판이던 종목.

현재 한국의 주종목은 평행봉으로 바뀌었고 도마는 북한의 메달밭으로 변모했다. 북한은 남다른 도약력과 과감한 연기로 남녀 도마 종목에서 수준급 기량을 과시 중이다.

이날 크류코프가 다치고 2005~2006년, 2001년 등 세 차례나 세계선수권대회 도마 종목을 제패했던 루마니아의 톱스타 마리안 드라굴레스쿠가 허리 부상으로 대회를 기권하면서 리세광의 금메달 전선은 더욱 밝아졌다.

한편 리 감독은 전체 2위로 도마 결선에 진출한 홍수정(21)에게도 메달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 이단 평행봉에서 우승한 홍수정은 북한 체조의 요정으로 이번 대회에서는 도마에서 15.500점을 받아 청페이(중국.15.625점)에 이어 2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리 감독은 “청페이가 워낙 강해 금메달을 노릴 수는 없지만 2위 정도는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홍수정은 도하에서 청페이에 밀려 은메달에 머물렀는데 설욕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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