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일 사망 3주기’를 앞두고 ‘쪽잠과 줴기밥'(주먹밥)을 거론하며 김정일의 인민애(愛)를 선전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정반대의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김정일 사망 3주기를 앞두고 각종 매체들이 ‘쪽잠과 줴기밥으로 순간의 휴식도 없이 초강도 강행군 길을 이어가다가 달리는 열차에서 순직한 (김정일) 장군님과 같으신 그런 영도자는 없다’고 하지만, 주민들은 ‘국가경제를 가로타고(가로채고) 말아먹은 행위’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장군님이 쪽잠으로 휴식을 대신하고 줴기밥과 구운 감자 몇 알로 끼니를 에웠다는 거짓말 선전을 믿을 순진한 주민들은 이젠 없다”면서 “‘구실 못하는 남편에게도 이밥을 떠주려고 아내들이 고생하는데 나라를 책임진 장군님께 구운 감자와 줴기밥을 드렸다는 건 권력의 지위가 낮거나, 충신이 한 명도 없다는 증거가 아니냐’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김정일 시대 북한 매체들은 “(김정일은) 달리는 차 안에서 쪽잠을 자고 줴기밥을 들면서 인민을 위한 현지지도의 길을 이어갔다”고 주장했으며 심지어 김정일이 가장 좋아하는 휴식은 ‘쪽잠’이고 가장 맛있게 먹는 음식은 ‘줴기밥’이라는 내용의 교양자료까지 만들어 김정일 우상화에 이용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또한 “수령님(김일성)은 그래도 어릴 때 배고픈 고생을 했지만 왕자로 태어난 장군님은 배고픔을 모르니 인간성도 없을 것”이라며 “권력유지를 위해 아버지 업적을 망치고 선군정치로 군대를 ‘토비'(떼지어 다니면서 살인과 약탈을 일삼는 도적들을 일컫는 북한말)로 내세워 나라를 민족끼리 물고 뜯는 사회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일 시대어로 선전되고 있는 ‘쪽잠’과 ‘줴기밥’이 오히려 최근에는 김정일을 평가하는 대중어로 되고 있다”면서 “역사는 진실을 평가하기 때문에 날조된 선전은 당과 대중을 분리시키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일의 ‘업적’을 선전하는 글에서 “장군님께서 잠바옷을 처음 입기 시작한 것은 당과 혁명역사에 일대 전성기가 펼쳐지던 1980년대부터이다”면서 “장군님은 어버이 수령님께 양복을 드려 수령님께서만은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쉬엄쉬엄 일해야 한다고 말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대학 교수들은 “장군님이 수령님께 양복을 입고 쉬라고 한 것은 아버지의 최고 권력을 모두 빼앗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이어 “김정일 정치는 1970년대부터 당 자금 명목으로 외화벌이를 하면서 국가계획경제를 가로타기(가로채기) 시작했다”면서 “1974년 10월 당 조직지도부에서 일했던 김정일은 전국적으로 경제 분야 성과를 위해 ’70일 전투’를 지시하고, 그 해 연말 전투총화에서 ‘당이 국가경제를 가로탔으니 이젠 마음 놓인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체제에서는 국가 주도의 계획경제를 실시하지만, 김정일이 당 사업을 맡으면서 국가계획경제위원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김정일이 외화벌이 사업에 집중하면서 국가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지적이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김정일은 북한 정치, 사회구조의 폐단을 주민들이 알지 못하도록 외부 정보를 철저히 차단했고, 주 생활총화를 통해 사상을 철저히 통제해왔다”면서 “하지만 3대세습의 본질을 주민들이 깨닫기 시작하면서 김정일의 한생은 ‘인민애’가 아니라 ‘반인민적’이란 평가가 나온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