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생일 앞두고 주민 충성심 고취 사업 지시”

평양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북한 주민들이 참배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당국이 최대 명절 중 하나인 김정일 생일(2월 16일)을 앞두고 주민들의 충성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지난 15일 당 세포비서들에게 광명성절(김정일 생일)과 관련한 포치가 내려졌다”면서 “정치사업으로 매일 작업지시 전에 노동자들에게 김정일의 위대성 선전자료와 덕성(德性)자료들을 읽어주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말단조직의 책임자급인 당 세포비서들에게 김정일의 ‘애민’(愛民) 이미지와 업적을 과장·부각하는 내용의 자료를 보급하고, 이를 주민들에게 선전하도록 한 것이다.

북한에서는 ‘김정일 동지의 고매한 덕성’이라는 표현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데, 사실상 이를 강조함으로써 김씨 일가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심을 고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소식통은 “분위기 조성을 위해 작업반별 ‘충성의 노래모임을 조직할 데 대하여’라는 지시도 하달됐다”면서 “이에 따라 2월 초순경에는 작업반별 경연, 2월 10일경에는 직장별 경연을 진행하고 16일 전날에는 기업소별 경연을 해야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미 초급당에서 지정한 곡과 시, 극대본이 각 작업반에 전달됐고, 연습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충성의 노래모임’은 독창·중창·합창 등 다양한 형식을 넘나드는 노래를 비롯해 시와 무용, 희극, 재담까지 총망라한 예술공연이다. 이를 통해 북한 주민들은 김정일에 대한 충성맹세, 당과 국가에 대한 절대복종을 강요받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현재 상당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저녁에 따로 모여 공연 연습을 해야 하는 데다 국가가 제시한 퇴비생산 과제까지 수행해야 해 쉴 새 없이 바쁘다는 것.

다만 그중에서도 공연 준비에 열을 올리는 노동자들이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해마다 이런 기회에 선전대 인원들을 보강하기도 하는데, 잘하면 군 선전대나 공장선전대로 뽑혀갈 수 있다”면서 “힘들게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팍팍한 현실을 벗어날 기회로 여겨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