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일성 후광효과 노린 ‘노병대회’ 준비 몸살

북한이 ‘조국해방전쟁승리 기념일'(일명 전승절)을 맞아 6·25 전쟁에 참여한 노병(老兵)들 가운데 장거리 이동과 행사 진행이 가능한 인원을 선별, 평양에 집결시켜 ‘전국 전쟁 노병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내부 소식통이 전해왔다. 


지방에서도 노병대회 참가자들이 참석하는 각종 상봉모임과 축하대회를 개최하는 등 전승절 분위기 띄우기에 한창이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전승절을 기념해 평양에서 ‘전국 노병 대회’를 진행한 바 있다. 


북한 평안남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전승기념일(7.27)을 맞아 평양에서 진행하는 노병대회에 참가할 대표들이 이날 평양으로 떠났다”면서 “대회에 참가할 노병들은 신체검사를 통과한 후 지역별로 행사 참가에 필요한 당적 담화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쟁 노병 대부분이 80대가 넘기 때문에 지방별로 행사에 참석할 노병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북한이 이렇게 기를 쓰고 노병대회를 진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김일성의 지시로 전쟁에 참여한 노병들을 전승절 행사에 참석시켜 김정은에게 충성을 다짐하게 해 ‘김일성 후광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목적이다.   


소식통은 “지역 중학교는 전쟁 노병들과의 상봉모임을 조직하고 선전대와 여맹에서는 노병들을 위한 축하 예술무대를 진행했다”면서 “여맹원들이 노병 관련 각종 강연과 행사 준비에 동원되면서 장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양강도 소식통도 “전승절을 맞아 노병들을 위로하는 양강도 예술단 공연이 매일 진행되고, 조국해방전쟁 승리를 기념해 ‘김정은 원수님을 목숨으로 보위하자’는 강연도 진행되고 있다”면서 “전승절 분위기 띄우기에 많은 주민들이 동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여맹에서는 행사에 쓰일 오색 테이프와 꽃보라(색종이 가루), 종이꽃 등을 마련할 과제도 주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꽃을 만들 종이를 마련하는 것도 돈이 든다”면서 “종이 마련이 어려운 집안에서는 엄마가 아이들 책을 찢어서 과제를 수행하려고 하기 때문에 자녀와 말다툼을 벌이는 경우도 발생한다”며 주민들의 열악한 과제 수행 장면을 묘사했다. 이어 “주민들은 ‘주는 것은 별로 없으면서 꺾이는 해(5, 10년 단위)라며 시키는 일은 많다’고 당국을 비꼬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김정은 원수님 배려’라는 명목으로 자체 전승절을 맞아 전쟁노병들에게 소량의 밀가루와 쌀을 공급하고 있다. 전쟁 노병에게는 1990년대 초반까지 하루 600g에 해당하는 배급을 줬지만 고난의 행군 이후 거의 중단됐다.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지난해 노병들에게 준다며 주민들에게서 돼지고기 구입 비용을 걷었는데, 정작 돼지고기를 인근 군부대에 보내 원성을 사기도 했다. 


조선중앙방송도 이날 각 지역의 6·25전쟁 전쟁 노병 대표들이 정전협정 6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22일 평양으로 출발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은 1973년 휴전협정 20주년부터 휴전협정체결일(7월 27일)을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일로 제정한 데 이어 선군정치를 본격적으로 표방한 1996년부터 휴무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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