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금강산관광 재개로 ‘5·24조치’ 해제 노릴것”

정부는 16일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 관련 실무접촉을 23일 판문점서 갖자고 제안했다. 중단된 지 133일 만에 개성공단 정상화가 합의된 만큼 북측이 우리 측 제안을 수용하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들고 나올지도 관심이다.


북한은 지난달 10일 개성공단 2차 실무회담이 열리는 와중에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 측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만 수용 의사를 밝히자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북한은 최근 7차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앞두고 남북관계 개선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또한 오는 19일 진행되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 대해서도 과거와 달리 비난을 자제하는 등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을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이산가족 상봉 수용 의사를 밝혀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금강산관광 재개 관련 대화 조건으로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수용할 수 있다는 역제의 형식으로 나올 수 있다. 이산가족 상봉을 수용해 주면서 달러를 벌어 들일 수 있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노릴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향후 남북경협과 5·24조치 해제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금강산관광 재개로 가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박왕자 씨가 북한군 초병에 의해 피살된 사건 이후 정부는 진상규명,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재발방지 등 3가지 조건을 요구했지만, 북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재개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3가지 조건에 대해 전향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조건에서 관광을 재개시키는 것은 정부로선 부담이 크다.  


일단 정부는 금강산 관광은 개성공단 정상화 이후 단계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때문에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금강산 관광 문제를 연계해 논의할 가능성은 낮은 것이 정부 안팎의 관측이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인도주의적 사안인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집중하는 게 맞다”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는 개성공단 문제처럼 시간을 갖고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2000년대 초반에는 서울과 평양에서 오가며 교차로 진행됐지만, 그 이후에는 금강산에서 열렸던 만큼 금강산 관광 문제도 자연스럽게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받으면서 금강산관광 재개도 논의하자고 들고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상봉 행사를 금강산에서 하게 되면 시설 사용이 중단된 지 오래됐기 때문에 논의가 이뤄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위원도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를 했다고 해서 남북관계의 모든 문제가 잘 풀릴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리는 것’과 같다”면서 “금강산관광 문제 역시 정부가 요구하는 3가지 사항에 대해 북한의 성의 있는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북지원을 막고 있는 ‘5·24조치’를 해제하는 것이 북한에게는 급선무인 만큼 금강산 관광 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라며 “정치적 사안과 인도주의적 사안을 분리해서 접근한다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원칙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