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량미 확보 위해 애국미 헌납운동까지 벌인다

소식통 “2호창고 재고미 교체도 추진…100kg 내면 충성심 내세워줘”

평안북도의 농촌 풍경. 한 북한 일꾼이 농사일을 멈추고 잠시 쉬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지난해 식량 수확량 감소로 북한 당국의 군량미 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주민들에게 애국미 헌납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까지 동원해 전국의 농장들에 계획된 군량미 확보를 독촉한 데 이어 이번에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인민군대 식량지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당 차원에서 먼저 군량미 확보를 위한 ’애국미 헌납운동’의 불을 지피고 있다”면서 “내주부터는 전체 주민들에게 애국미 헌납운동에 참여하라는 지시와 강연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애국미 헌납운동은 1946년에 황해도 재령의 김제원 농민이 토지개혁으로 땅을 받은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농사를 지어 수확한 수십 가마니의 쌀을 김일성에게 바치면서 시작됐다. 북한 ‘조선말사전’에서 애국미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국가에 바치는 쌀’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북한은 노동신문 등을 통해 애국미 헌납 사례를 소개하며 주민들의 동참을 촉구한 바 있다.

소식통은 “양강도 혜산시, 김정숙군, 후창군 등에서 간부와 당원들을 중심으로 인민군대를 위한 애국미 기증에 앞장서고, 직장과 인민반에서 애국미를 바치도록 독려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당원 모임에서 책임간부들은 먼저 올해 농사가 잘 안 된 데 대한 국가적 사정을 설명하고, ‘연초인데도 2호창고가 헐렁하다’면서 ‘살기 어려워도 우리 자식들을 생각하고, 나라를 지키는 인민군대가 굶어서는 안 된다’며 애국미 헌납의 필요성을 설명했다고 한다.

2호 창고는 군대 식량 창고와 달리 전쟁이 발발했을 때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황을 대비해 주민들의 전투식량을 보관하는 창고이다. 이번 애국미 헌납운동이 군량미 확보와 함께 2호창고의 재고미를 교체하기 위한 목적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당원들에게 지난해부터 개인적으로 국가에 쌀 1∼2톤을 헌납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김정숙군에서는 한 주민이 오토바이를 팔아서 옥수수 500kg을 국가에 기증한 사례를 소개하며 애국자로 치켜 세웠다고 한다.

이와 함께 군량미를 100kg 이상 바치면 정부가 ‘애국미 헌납 증서’를 수여하고 인민군대에 대한 사랑과 충심을 가진 일꾼으로 내세울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양강도와 달리 함경북도에서는 이미 주민 차원에서 애국미 헌납운동이 시작됐다고 이 지역 소식통은 말했다. 가정 형편이 아주 어려운 조건이 아니라면 사실상의 애국미 헌납 강요를 수행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인민반에서 사정이 여의치 않은 집들도 옥수수 1kg이라도 내야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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