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제사회 核군축 움직임에 ‘핵보유국’ 물타기?

북한 외무성이 21일 핵보유국임을 주장하며 국제사회의 핵군축 노력에 참여하겠다고 밝혀 그 배경에 주목된다.


이날 외무성은 비망록 발표를 통해 ▲필요 이상 핵무기 과잉생산하지 않을 것 ▲다른 핵보유국들과 동등한 입장 핵군축 참가 ▲국제적인 핵전파 방지와 핵물질 안전관리 참여▲ 비핵화 국가 핵무기 미사용 등을 밝혔다.


이는 핵군축·핵비확산 등 최근 국제사회 움직임에 호응하면서 그동안 강조해온 방어적 차원의 ‘자위적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포석으로 읽혀진다. 특히 다음 달로 예정된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검토 회의를 앞두고 비핵화에 협조할 의지를 내비쳐 국제사회의 제재국면을 벗어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북한은 그동안 1, 2차 핵실험과 로켓 발사를 통해 핵개발 능력을 과시하면서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일관된 입장을 보여 왔다. 


또 지난 12, 13일 미국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참가국들은 핵군축·핵비확산에 동의하면서 북한·이란 등의 핵개발 움직임에 강도 높게 비판했다.


외무성이 밝힌 ‘국제적인 핵전파 방지와 핵물질 안전관리에 참여할 것’이라는 대목도 핵안보 정상회담의 주된 내용이었다. 또한 핵정상회의에서 북한의 NPT복귀와 국제사회의 핵규범을 지킬 것을 권고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핵태세검토보고(NPR)를 발표해 비핵산 의무 이행하지 않는 잠재적인 핵공격 대상으로 북한과 이란을 지목했었다.


따라서 핵정상회의와 NPR 등 핵비확산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러한 움직임에 북한이 심리적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제사회의 핵전력 감축과 비확산체제의 강화라는 움직임은 북한의 핵프로그램 추진에 장애가 될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또한 2차 핵안보정상회의가 2012년 한국에서 열리기로 결정된 것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현재 북한을 중심으로 한 몇 개 나라가 대상이 되고 이것이 바로 이 정상회의를 통해서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그런 회의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핵이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고 확산정책에 방해가 되지 않는 최소한의 자위 차원의 핵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며 “핵 보유를 인정해 달라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위원은 “NPR은 NPT체제에 들어오면 소극적인 안전보장을 하겠다는 것인데, 들어오지 않으면 제제 대상이 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도 결정을 해야했을 것”이라면서 “미국에 호응하는 제스쳐를 취하면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