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제기구에 돼지열병 발생 신고”…피해 축소한 듯

북상협동농장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발생한 자강도 북상협동농장 위치(빨간색 원). /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농림축산식품부는 31일 북한이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 발병 사실을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돼지열병 발병 관련 보도가 나온 적은 있지만, 북한이 공식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OIE에 따르면 지난 23일 북한 자강도 우시군 소재 북상협동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99마리 중 77마리가 폐사됐고 조사 결과 ASF로 확진됐다.

북한은 또 폐사하지 않은 나머지 22마리에 대해서는 살처분 조치를 했으며 발생 농가를 봉쇄하고 이동제한, 사체·부산물·폐기물 처리, 살처분, 소독 등의 방역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다만 OIE에 ASF가 1건 발생했다고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본지 조사에 따르면 ASF 관련 동향이 북한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북한 당국이 피해 범위를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는 지난 4월 23일, 당시 형제산구역과 승호구역 등 평양 부도심 및 외곽지역에 ASF가 유행하고 있어 살림집에서 기르던 돼지가 죽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지난 25일에는 신의주, 30일에는 평안남도와 함경남도에서도 ASF관련 동향이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었다.

이와 관련 당시 평안북도 소식통은 본지에 “구성시에서 지난 2월부터 돼지들이 열병에 걸렸다”고 전했으며 “(신의주에) 평양에서 내려온 사람들과 방역하는 사람들이 돼지를 키우고 있는 개인 집이나 농가를 돌며 약을 뿌리고 있다고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일지. / 그래픽=데일리NK

북한은 외부에는 ASF 발병 사실을 최대한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국제적 우려를 자아내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라는 기사를 통해 ASF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뤘다.

신문은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전염성이 강하고 아주 위험하다”며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치사율이 거의 100%로서 국저적인 동물전염기준에 따라 위험한 부류에 속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아프리카 돼지열병 비루스(바이러스)가 사람에게는 별로 위험하지 않지만 그의 전파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매우 크다”며 “비루스에 감염되는 경우 돼지 사육 기반이 붕괴될 수도 있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문은 “돼지열병에 효과적인 왁찐(백신)이 개발되지 못한 상태이다”며 “기초시설, 온도, 보온, 통풍 등 돼지들의 사육조건을 보장하는 데도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동신문은 지난 2월(22, 23일) ‘축산부분을 위협하는 집짐승전염병’, ‘계속 전파되는 아프리카돼지페스트’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ASF 위험성을 보도한 바 있으며 지난 3월에도 중국 베이징에서 ASF 관련 특별주제회의가 개최된 사실 등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북한의 ASF 발생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관련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오순민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이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접경지역 10개 시군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설정하고, 위기경보를 심각단계에 준하는 방역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후 2시부터는 식품산업정책실장 주재로 통일부, 환경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경기도와 강원도 등 관계기관 긴급회의를 개최해 상황을 공유하고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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