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9일 “북한이 과거에 해왔던 행태를 새 정부에 하겠다면 대단한 착각”이라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류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은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당국 간 대화보다는 민간을 상대로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잘못된 관행을 보여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류 장관은 북한의 잘못된 관행 사례로 금강산 관광을 꼽았다. 그는 “북한이 박왕자 씨 사건에서 당국을 통해 정상적으로 신변 안전을 보장하기보다는 민간 기업인에게 약속을 하고,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주장을 했다”면서 “그렇지만 끝내 금강산 지역에 있는 우리 기업 재산에 대해 동결, 몰수 조치를 취했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개성공단 문제도 그와 똑같은 행태의 반복”이라면서 “북한이 개성공단의 우리기업들을 진정으로 존중했다면 당국 간 협의를 믿고 투자한 기업들을 상대로 근로자들을 철수시키는 등 공단운영을 불가능하게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이는 우리 기업을 얍잡아 보고 그들을 볼모로 남북관계를 흔들려는 의도”라며 “(민간을 흔들어) 정부의 입장이 혹시라도 변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북한이 가지고 있다면 신기루를 쫓는 것”라고 지적했다.
류 장관은 “남북 간 합의로 탄생된 개성공단이 운영과정에 문제가 생긴다면 당연히 당국 간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민간과 북한 간 대화로 개성공단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원하면 우리 기업인들은 쫓겨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는 우리 기업들이 북한 당국의 일방적 조치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규범과 원칙을 분명히 세워 안정적인 틀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당국 간 실무회담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류 장관은 북한이 최근 남측 민간 단체에 6·15행사 공동 개최를 제의한 데 대해 “6·15가 다가오니까 관련해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대로 행사를 하자고 하는 것”이라면서 “문제의 주요 전장을 엉뚱한 곳으로 끌고 가려는 과거 북한이 보여온 행태로 지금 정부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남북관계 특수성을 인정하는 순간, 남북관계는 그 모양일 것(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착각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민간도 야당도 같이 해줘야 한다. 정부 혼자 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