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 호전, ‘계획’ 아닌 ‘시장’ 확대 때문”

김정은 시대 경제 사정이 호전된 것은 북한의 잇따른 경제관리 개선조치보다 활성화된 주민들의 상행위로 인한 시장 확대가 주된 원인이란 분석이 많다. 소식통들에 의하면,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반발을 우려, 시장통제 완화 및 시장 확대를 용인하는 쪽으로 대(對)시장 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 외교부가 매주 발행하는 ‘세계지식(世界知識)’ 최신호는 ‘북한의 최근 경제 개선을 어떻게 봐야 하나’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은 정권 출범 후 농업 생산량이 증가한 것은 2012년부터 실시한 ‘포전담당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2012년 ‘6·28방침’에 따라 협동농장 작업분조 단위를 기존 10~25명을 4~6명으로 축소, 운영해 효율성과 자율성을 높여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또 생산물은 국가와 농장이 7:3 비율로 분배하는 방식이다.


학술지는 또 김정은이 작년 5월 30일 발표한 이른바 ‘5·30담화’도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고 선전했다. 5·30담화는 공장·기업소와 협동농장, 지방정부 등의 자율성을 높여 생산성을 높이자는 김정은의 지시 사항이 담겨 있다.


학술지는 특히 북한은 2013년 ‘2·12’ 3차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도 6·28방침과 5·30담화와 같은 경제개선 조치로 경제 성장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포전담당제는 일부 지역에서만 시행하고 있을 뿐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지는 않았고, 5·30조치에 따라 각 공장기업소 등의 자율성이 확대돼 생산성이 높아졌다는 소식은 없다. 이 때문에 북한의 경제개선 조치가 경제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시대의 잇따른 경제개선 조치들이 경제 성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한 측면이 있지만 주된 요인은 장사꾼 등 시장 주체들의 활발한 상행위로 인한 시장 활성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가 감소했고 외자 유치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도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시장의 확대 때문이란 지적이다.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외부 투자가 많지 않고 시장 통제를 강하게 하면 민간이 가지고 있는 돈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느슨한 통제로 민간 자본이 나와 국유자본과 결합하면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 원장은 이어 “6·28방침이나, 5·30담화와 같은 개선조치가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다”면서도 “결국은 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시장이 안정되고, 확대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전문가도 “김정은 시대 경제가 플러스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라면서도 “당국의 개선조치보다는 주민들이 스스로 시장경제를 익히고 습득한 결과로 통제하지 않으면 더 큰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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