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개발구가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

통일 한반도, 누구나 꿈꾸는 미래일텐데요. 통일을 위해 각 분야에서 연구하고, 또 일하고 있는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는 ‘통일대담’ 시간입니다. 북한은 1991년에서 2014년까지 5개의 경제특구와 19개의 경제개발구를 지정했습니다. 외화벌이가 절실한 김정은 정권은 최근 이러한 경제구역에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나서고 있는데요. 25일 이 시간에는 북한이 지정한 경제개발구의 실태를 살펴보고 성공가능성에 대해 진단해보겠습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님 나와 계십니다.

1. 올해 초 북중국경지역에 다녀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과 중국의 경제교류가 활성화 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보셨던 북중국경지역의 모습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교수님이 보시기에도 북한과 중국의 왕래가 많아 보이던가요?

사실 저는 중국 국경지역을 1년에 3,4차례 정례적으로 방문하면서 늘 북한의 이전 모습과 현재 모습을 비교합니다. 사실 북중 국경지역은 가장 활기가 넘치는 지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단둥지역과 훈춘지역 등의 동쪽과 서쪽 통로에는 북중 간 인적왕래 또는 물류 흐름들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지난주 금요일에도 해당 지역인 훈춘을 다녀왔는데, 여전히 많은 물건들이 중국에서 북한으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북한이 경제제재 때문에 다른 투자유치 사업은 어렵지만 관광 교류 사업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전략’이라는 대규모 인프라 건설계획을 밝혔는데, 동북 3성 지역에 이러한 전략이 본격적으로 준비되고 있습니다. 도로, 철도 연결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고 북한과 연결하려는 준비들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부분을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2. 김정은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추진하고 있는데, 핵개발과 동시에 경제개발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려운 북한내부 사정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김정은 시대의 특징적인 경제정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북한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현재도 늘 어려운 상태입니다. 하지만 국내 총생산, GDP를 기준으로 보면 북한의 GDP는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는 강화됐지만 국내총생산은 증가한 것입니다. 최근 북한은 국산화를 추진하면서 제조업 분야가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대내적으로 중국에 덜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경제개발구, 경제특구를 만들고자 합니다. 일정지역을 개방하고 외국자본을 유치해서 무역을 확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 김정일 시대와 비교해볼 때 경제주체의 자율성, 생산과 소비 유통 그런 단계에 있어서 경제주체들의 자율성이 이전보다 훨씬 증가했습니다.

또한 무역을 할 수 있는 권한도 보다 많은 기관, 기업소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자율성이 증대됐습니다. 당국도 시장을 더 활용하면서 재정을 확충하려는 정책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들이 김정은 정책의 핵심 내용입니다.

3. 지금 말씀하신대로 김정은이 경제에 관심이 많다보니까 정책에도 그 의중이 반영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경제특구와 경제개발구 중심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경제개발구와 경제특구의 차이점을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경제특구는 포괄적 개념입니다. 경제개발구를 포함한 개념이 경제특구인데, 북한은 중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의 경우에는 중앙정부가 직접 개발하고 관리하고 운영하는 특구입니다. 또한 주로 지방단위에서 경제발전을 위해서 자체적으로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서 조성하는데 이러한 지역을 경제개발구라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개념상을 이해할 중요한 대목은 경제개발구는 중앙정부가 간섭하는 것도 있고 간섭하지 않은 것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즉, 경제개발구는 중앙에서 관리하는 것과 지방행정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구분됩니다.

4. 북한이 특구를 유치한지 20년이 지났고 또한 경제개발도 2년여 가량 됐는데요. 나름대로의 계산을 통해 이런 방안이 나온 것 같습니다. 북한 당국의 계산은 무엇이었을까요?

경제특구나 개발구를 조성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우선 경제개발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토지를 정리하고 그 지역의 주민들을 이전시켜야 합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법제도입니다. 외국자본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법제도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보통 이러한 작업이 1, 2년 정도 걸립니다. 현재 북한에 외국기업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해서 완전히 정체되었고 실패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이른 측면이 있습니다.

특히 김정은 정권이 최근 경제개발구를 19개나 추가 지정했습니다. 이는 기본구상인 경제 강성대국을 만들겠다는 큰 목표 때문이고 두 번째는 중앙정부가 재정부족 때문에 민간 지방정부에까지 재정을 지원해서 지방의 특색을 살려 지방 자체적으로 경제개발구를 만들어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북한 내부에서도 평양중심으로만 발전이 이루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평의 목소리가 반영되니까 김정은도 지방주민들을 배려하고 관심을 갖고 있다는 차원에서 개발구를 만들게 한 것입니다. 개발구는 지역균형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운영해보라는 의도가 반영된 것입니다.

5. 경제특구와 경제개발구의 현황을 알아보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현재 잘 운영되고 있나요?

금방 말씀드렸지만 지금은 잘 운영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외국기업 유치가 되지 않은 상태이니까요. 다만 제조업이 보통 유치가 돼야 지역주민들을 고용하고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데, 당장 제조업을 유치하려면 인프라나 전력 상하수도 시설이라든지 여러 가지를 하려다보니 쉽지 않습니다. 관광특구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관광특구를 만든데 큰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관광특구로 만들고 그 다음 단계로 제조업을 유치하려고 하는 관광단지 조성을 위해서는 지금 중국에서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온성섬 경제개발구, 백두산 밑에 있는 무공 개발구라든지 심평 개발구라든지 이런 쪽은 관광객을 주로 유치하면서 경제개발구의 기능을 유지하는 그런 측면이 있고 다른 개발구는 외국자본이 들어오지 않고 협상하는 논의하는 단계입니다. 외국자본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법제도를 만드는데 집중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6. 지금말씀하신 관광특구는 일반 특수경제구역과 어떤 차이점 있습니까?

북한은 관광특구 유형을 다양하게 분류했습니다. 농업개발구, 관광개발구, 복합개발구 등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단계적으로 관광개발구를 만드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발구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한 시설과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습니다. 

7. 관광특구의 성공가능성은 얼마나 된다고 보시나요?

현재 상태로 보면 성공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제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완화되어야 합니다. 현재 한국에서도 5·24조치 때문에 이루어지지 못하고, 중국도 마찬가지로 주변 제재라는 환경요소 때문에 중국기업들이 유치를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이러한 부분이 가장 장애물입니다. 두 번째는 핵심 인프라 시설의 부재입니다. 국제사회에서 제재가 있어도 안정된 전력을 공급받고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각종 오폐수 정수시설 또는 상하수도 용수시설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또한 생산한 물건을 보다 쉽게 운반할 수 있는 도로, 철도 인프라 등도 나진선봉 이외는 갖추어져 있지 않아 지금으로 보면 성공가능성이 낮은 것입니다. 당국이 개혁개방의 의지를 얼마나 보여주고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를 위한 노력,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환경을 만드는 노력들이 얼마나 이루어지는지에 따라 경제개발구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8. 중국의 상황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는데, 그렇다면 중국과 북한의 특구와 경제개발구 운영방식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지금 단계에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의 경제특구라는 것이 개성공단 빼고는 제대로 진행되는 곳이 없기 때문에 중국과 운영방식을 비교하는 것은 아직 이릅니다. 다만 중국의 경우 지방행정 당국이 많은 자율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중국은 법제도 완비, 외국자본을 유치할 때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 등 외국자본이 편안하게 사업할 수 있도록 지방행정 단위에 결정해주었습니다. 지금 북한의 지방행정단위는 거의 힘이 없고 평양의 지침을 받아서 중요한 결정을 하기 때문에 사업 준비 기간이 굉장히 늦어집니다. 기업은 시간이 지체되니까 할 수 없는 겁니다. 중국과 비교할 때 북한은 현장 행정조직이나 관리인원은 자율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결정이 빨리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또한 경제개발구나 특구가 개발하려면 북한기업도 들어와야 합니다. 자본주의 기업과 같이 일하면서 배운 것들을 가지고 또 다른 기업에 확산하면서 개혁개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데 지금은 고립형입니다. 경제특구나 경제개발구도 외부와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굉장한 차이고 추가적인 개발특구를 만든다면 북한기업과 합영·합작하는 형태로 가야 외국자본, 한국기업도 유리하면서 우리도, 북한도 이익을 보는 윈-윈(Win-Win) 구조로 갈 수 있습니다.

9. 북한이 한국의 경제개발구로 진출하게 할 수 있을까요? 한국정부가 어떻게 북한과 합작해 나갈 수 있을까요?

지금은 5·24조치 때문에 상당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현재 법을 보면 북한 기업도 경제개발구 주체로 참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개발구에 어떤 업종이 경쟁력이 있고 경쟁력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남한의 어떤 기업이 협력해야 하는지 등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는 일괄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기업은 이익을 남겨야 되기 때문에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아이템을 선정하고 협력한다면 논의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농수산물, IT 등 남북한의 상호 보안을 기반으로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10. 산업 군별로 한국기업이 투자할만한 북한의 유망지역은 어디인가요?

우선 접근성과 통행이 중요합니다. 통행, 통신, 통관 즉 3통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요소가 매우 중요합니다. 가까운 지역일수록 사업하기가 좋고, 지역이 조금 멀더라도 철도, 항만 등이 최소한 잘 갖추어져 있는 곳이 매우 좋습니다. 물류비용은 기업의 생산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물류비용이 저렴하지 않으면 투자하기가 힘듭니다. 그러나 우리기업이 진출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지역은 나진, 선봉, 남포, 운산 경제개발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11. 교수님께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 근무하신 경험이 있지 않습니까? 투자에 대한 안목도 남다르실 것 같은데, 북한 김정은 정권이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많은 사람들이 북한 경제특구에 투자할 수 있을 것 같은가요?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이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서 지도자의 지속적인 개혁개방 의지를 보였습니다. 또한 외국투자자들을 보다 안심 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남북한 특수성을 고려할 때, 남북 간 대화나 교류협력이 잘 진행만 되어도 외국자본은 많이 들어올 수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현재 지도자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한국기업은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이런 두 가지 요소를 놓고 고민합니다. 남북 간 관계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면서 한국기업이 먼저 진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외국자본이 투자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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