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공단에도 ‘몽니’?…3통 분과위 돌연연기

북한이 26일 개성공단에서 열릴 예정이던 3통(통행·통신·통관) 분과위원회를 갑자기 연기했다. 통일부는 25일 “북한이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3통 분과위의 연기를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 안팎에선 북한이 체제의 위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개성공단 내 인터넷과 핸드폰 사용 문제에 대한 내부 결정이 되지 않아 갑자기 연기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북한이 전자출입체계(RFID) 도입에 대해서도 내부 입장이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최근 이산가족 상봉을 일방적으로 무산시킨 뒤 남북 관계를 다시 긴장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출입체류 분과위는 이날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출입체류 분과위에서는 북측 지역에 머무는 남측 인원의 신변안전 문제와 법 위반 시 조사절차, 남측 인원의 입회 문제 등이 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이 사건·사고에 연루됐을 때 우리 당국자나 변호사 등이 입회하거나 접견하는 이른바 ‘법률조력권’에 대해 남북 간 합의가 이뤄질지가 관건이다. 남북은 그동안 이 문제와 관련된 출입·체류에 관한 부속합의서 초안에 대해 의견을 조율했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바 있다.

한편 입주기업 삼덕통상 문창섭 회장과 독일업체 미앤프렌즈(ME&Friends AG)사의 최고 경영자 마이클 에르틀이 합작투자를 검토하기 위해 이날 개성공단을 방문한다.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양사는 오전 10시께 개성공단을 방문해 해외유치단지와 시설 등을 견학하고 홍양호 개성공단관리위원장을 면담한 뒤 이날 오후 4시께 복귀한다. 미앤프렌즈는 이번 방문을 통해 개성공단의 비전과 국제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10월 중 예정된 외국인 투자설명회에 참석해 합작투자를 제안할 예정이다.

정부는 외국기업들이 개성공단에 투자해 국제화가 활성화되면 북한이 예전처럼 정치적인 이유로 공단을 일방적으로 폐쇄하는 등 ‘몽니’를 부릴 수 없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