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간 토끼들 잘 자라는 지 걱정”

지난해 12월 자신이 사육하던 대형 집토끼 6마리를 북한행 비행기로 실어 보낸 독일 에버스왈데의 사육업자 칼 슈즈몰린스키(67)는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의 딱한 사정을 고려해 싼값에 팔았으나 과연 북한이 토끼들을 제대로 키울 지 걱정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주독일 북한대사관 직원들이 슈즈몰린스키의 집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11월.

운전기사로 일하다 은퇴한 그는 1964년 이후 몸무게가 10kg, 몸길이가 어른의 상체 만한 ‘독일 회색 자이언트'(German Gray Giant)종 토끼를 사육해온 전문가로 지난해 농업 전람회에 자기가 키우던 토끼들을 선보였다.

GGG종은 건초, 야채, 토끼 사료를 엄청나게 먹어 치워 토끼종들 가운데 몸집이 가장 크고 뚱뚱해 뛰지도 조차 못할 정도이나 지방이 적고 고기 맛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입소문을 듣고 찾아간 북한 외교관들은 GGG의 큰 몸집에 흡족해하면서 “기아에 굶주린 인민들에게 먹일 수 있도록” 북한에서 GGG를 사육해 보고 싶다며 도움을 청했다.

북한의 딱한 사정에 동정심을 느낀 그는 자신이 키우던 토끼들중 가장 튼실한 암토끼 4마리와 수토끼 2마리를 골라 팔면서 언제든 북한을 방문, 사육에 필요한 자문을 해주기로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가장 몸집이 큰 ‘로버트’를 비롯한 6마리의 GGG를 차에 실어 베를린 공항에 도착, 평양행 비행기에 태워 보냈다.

그 뒤 북한의 TV 방송국 요원들이 그의 집을 찾아가 어린이 프로그램용이라며 토끼들을 촬영해 갔으며, 또 일전에는 중국인 2명이 GGG 구입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는 것.

슈즈몰린스키는 집에 남은 다 자란 GGG 토끼 14마리가 새끼를 더 낳을 때까지는 팔 생각이 없어 중국인들의 부탁은 거절했다.

그는 북한 대사관측으로 부터 ‘로버트’ 등 6 마리가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얘기를 들었으나, 과연 북한측이 이들을 잘 돌봐줄지 염려가 된다고 털어놓았다.

‘로버트’등의 생육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오는 4월 북한을 방문할 계획인 그는 “내 토끼들이 기아 상태에 있기를 결코 원치 않는다”면서 “내가 먹였던 것 처럼 잘 먹이지 못하면 북한에 토끼들을 더 이상 보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외교관들을 그에게 소개했던 브란덴부르크주 토끼사육업자협회 회장인 칼 하인즈 하이츠는 GGG가 몸집은 가장 크지만 이들을 살찌우게 하는 데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면서 북한측이 왜 GGG종을 원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신에 뉴질랜드 레드, 비에나 블루 같은 종들이 몸집은 절반밖에 안되나 비용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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