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식적인 절차를 받고 사업차 중국을 방문한 북한 무역업자들이 현지 노래방에서 한국 노래를 부르는 등 주민들 사이에서 한국 노래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트로트는 물론 최근 한국 드라마에서 나온 OST도 즐겨 부르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최근 중국에 나온 대방(무역업자)들이 저녁이면 꼭 현지 노래방에 간다”면서 “이들이 노래방에서 한국 노래를 거리낌 없이 불러 놀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 무역업자들이 즐겨 부르는 한국 노래는 트로트다. 중국에 나온 사람들이 비교적 나이가 있기 때문에 태진아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 오승근의 ‘있을 때 잘해’ 등이 이들의 18번이라는 것.
소식통은 “(북한 간부들은) 기본적으로 트로트를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한국 드라마에서 나왔던 노래(OST)를 유창하게 부르는 나이 많은 간부들도 있다”면서 “그동안 한 번도 듣지 못했던 한국에서 유명한 트로트 여가수 장윤정의 노래를 부르길래 집에 가서 찾아봤더니 사극드라마 ‘이산’에서 나왔던 ‘초혼’이라는 노래였다”고 소개했다.
북한 당국이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통제와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주민들뿐 아니라 어느정도 권력이 있는 간부들 사이에서도 한류가 유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데일리NK 내부소식통에 따르면 2013년 10월 말 평양 김일성정치대학에서 내각 연유(燃油)국장, 남포시·순천시 인민보안서장 등 고위 간부 8명에 대한 총살이 집행했다. 한국 오락프로그램이 담긴 DVD를 시청했다는 죄목이었다.
외국에 출장 나온 간부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북한 당국은 반드시 국가안전보위부 일꾼들을 이들을 따라 붙게 하고, 해외에서의 행동거지를 철저하게 감시하는 임무를 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례로 북한 보위부는 자국민들이 자주 다니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소재 3마루(馬路) 등지에는 자주 순찰·감시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북한 무역 일꾼들이 한국 노래를 부르는 것에 대해 소식통은 “(따라 나온 보위성원들과) 상호 합의가 되면 문제 될 게 없다”면서 “노래방에 간 것은 사업상 필요해서 갔다고 둘러대면 되고, 한국 노래를 부른 것은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돈을 찔러주면 다 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반적으로 중국에 나왔다면 안쪽(북한)에서 권력이 있는 것이고, 한국 노래가 좋다고 생각하니까 거침없이 부르는 것”이라면서 “권력이 있는 간부들이라고 할지라도 한국 노래라는 의식이 있다면 감히 못 부르겠지만 평소에 본 한국 드라마에서 나왔으니 무의식적으로 부르는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북한 당국의 이에 대한 단속 효과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소식통은 “어쩌다가 본보기 차원에서 소환되는 경우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잘 걸리지 않는다”면서 “간부들이 한국 드라마나 음악을 접했다는 점이 드러나도 ‘이런 것을 먼저 알아봐야 감시를 잘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빠져나가기 일쑤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느 정도 지위가 있는 간부들이기 때문에 감시 성원들도 그냥 눈감아 주는 경우가 대다수다”면서 “감시 업무를 맡는 인원들은 중국 업체와의 술자리에서는 직원처럼 행세하면서 함께 하다가 이후 노래방에 가게 되면 슬쩍 뒤로 빠지곤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