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黨외곽조직 대표자회 왜?…”통제 강화”

북한이 최근 김정은에 충성을 맹세하는 노동당 외곽조직의 대표자회를 잇달아 개최했다. 당 외곽조직의 역할을 복원해 주민통제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노림수로 읽혀진다.


북한은 12일에 개최된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을 시작으로 조선직업총동맹(직맹, 17일), 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 18일), 조선민주여성동맹(여맹, 19일) 등 4개 조직 대표자회를 진행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북한 당국은 4월 당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 등을 통해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를 마무리한 후 하부조직의 내부검열과 조직 강화 등의 후속조치를 통해 ‘충성 다지기’ 작업을 해왔다”며 “이번 대표자회는 그동안의 활동에 대한 결산 성격”이라고 풀이했다.


실제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대회들은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를 충성으로 받들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이에 대해 탈북자들은 “조직의 주민 통제력을 복원해 체제결속을 꾀하려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4개 조직은 노동당의 지시와 관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대아사 사태 등의 영향으로 활동력이 약화됐다. 그러다 김정은이 등장한 이후 당의 역할론이 강조되면서 조직정비에 들어간 것이다. 


약 500만 명의 구성원을 둔 청년동맹(14~35세)은 청년층 근로자, 학생, 군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북한의 정치 사회단체다. 350만 명의 조선소년단(8~13세)을 직접 지도하는 역할도 한다. 직맹은 160여만 명, 농근맹은 130여만 명, 여맹은 20여만 명이다.


북한 주민들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조직에 매여 있다. 철저한 통제사회의 북한은 이들 조직을 통해 주민들의 사상적 동향 등을 감시하고, 김정은 일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실시해 왔다.


때문에 각 조직별 충성행사가 진행되면 전국에 충설 궐기 분위기가 조성된다. 각 조직의 대표자회가 진행된 다음에는 제기된 과업을 관철하기 위해 각각의 단위들에서 사상학습 등 후속조치 등이 진행된다.


교사출신 탈북자 김영애(38) 씨는 “청년동맹은 소년단에서부터 대학생에 이르는 학생들과 사회에 진출한 청년들을 전반적으로 통제한다. 임무는 당과 수령을 옹호·보위하는 전위부대로 군대와 공장, 기업소를 비롯한 농어촌에서 당의 선봉대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을 다녀도 35세 이하 미혼자는 청년동맹에 속하는데, 각종 국가 주도의 건설사업 등 이른바 ‘돌격대 사업’에 동원된다.


직맹도 예외일 수 없다. 탈북자 강옥란(50) 씨는 “아침 조회시간에 당 정책을 독보하는 것부터 매주 생활총화를 통해 당의 방침에 어긋나지 않게 생활할 것을 맹세한다”며 “근로단체를 동원해 우상화를 비롯한 충성경쟁을 강요하는 것은 북한 당국의 상투적 수법이다”고 밝혔다.


농장원이었던 서경남(40) 씨는 “농근맹 간부들은 ‘당의 방침을 받들어 나라의 쌀 독을 책임진 주인의 역할을 다해야 수령의 자식 된 도리를 다하는 것’이라는 말을 달고 산다”며 “당의 방침을 관철하려는 흉내라도 내지 않으면 비판대상이 되기 때문에 하는 척이라도 한다”고 소회했다.


근로단체를 이용한 북한 당국의 주민결속 의도는 가정주부들의 단체인 여맹 조직에서도 강하게 나타난다. 거의 모든 정치행사와 노력동원에서 여맹원이 차지하는 역할은 크고, 가정 구성원이 참여하는 유일한 조직이라는 점에서도 철저한 사상·선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맹사업을 했던 탈북자 현철화(45) 씨는 “가부장적 제도인 북한에서는 가정주부들인 여성들을 ‘혁명의 한쪽 수레바퀴를 떠밀고 나가는 힘 있는 역량이다’ ‘여성들도 나라의 당당한 주인이기 때문에 당·행정 등 인민경제 여러 부분에서도 당당히 자기 몫을 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등의 구수한 말로 추켜세워 충성경쟁을 강요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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