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道인민병원에 무력부 연구실로 위장하면서까지…

북한 당국이 한국과 중국 등 외부와 통화하는 주민들을 체포하기 위해 국경지역 일부에 최신 도청기기를 설치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내부 정보 유출이 체제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이를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양강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지속되는 (당국의) 검열에 주민들의 대처능력도 높아지니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하여 주민들을 옥죄고 있다”면서 “혜산시 혜명동에 위치한 도(道) 인민병원에 한국과 통화한 주민을 체포하기 위해 최신 도청장비가 설치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보위부원이나 스파이로 보이는 사람들만 피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주민들은 가까운 곳에 통화내용을 도청하는 기계가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 보위당국은 인민병원 4층에 인민무력부의 연구실로 위장한 방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고 외부와의 통화가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대인 저녁 7시부터 밤 12시까지를 집중 감시하고 있다. 

북한은 올해 초 국경연선에 주민들의 중국 핸드폰 사용을 막기 위해 방해전파 탐지기를 대폭 늘린 바 있다. 그동안 중국 핸드폰을 통한 외부정보 유입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방해전파 탐지기로도 효과를 보지 못하자 도청장비까지 설치해 주민들의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소식통은 “최근 주민 수십 명이 보위부에 구속됐는데 대부분 한국과 통화한 것 때문”이라면서 “구속된 주민들 중 일부는 단련대에 보내졌고, 일부는 교화소로 보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사를 받았던 주민들은 ‘보위부원들이 통화내용을 그대로 말하면서 때리는데 말 안하고는 못 견딜 정도’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체포한 주민들에게 보위부원들은 ‘한국과 뭐라고 말했는지 다 들려줄 수도 있다’며 통화내용 중 일부를 들려주면서 ‘이래도 아니냐’고 무자비하게 때린다고 들었다”면서 “겁을 먹은 주민들은 실행하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도 진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최근에 잡힌 주민들 대부분이 한국과 통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주민들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가족들이 보내는 돈을 받은 적이 있는 일부 주민들은 대피(검열을 피해 일시 다른 지역으로 도망가거나 잠적한 것)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지난해 말에 총살형으로 숨진 밀수군(꾼)도 통화내용 중 ‘실수하면 안 된다’는 말에 ‘아래쪽(한국)에 가는 물건(탈북자)을 한두 번 넘겨봤다고 실수하겠냐’고 한 말이 보위부에 접수되면서 몇 개월 만에 잡혔다”면서 “최근 검열에 대한 총화가 속도를 내면서 처벌받은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보위부 소조(스파이)들은 가족 중에 행불자가 있는 가정들에 접근해 도청장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집안을 도청장치가 있는지 뒤지기도 한다”면서 “정말 가까운 친구들만 다녀갔는데 도청장치가 나오는 상황이라 주민 간 불신도 강화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병원에 그런 장치가 있다는 것을 상상도 못했기 때문인지 ‘무서운 세월’이라면서 ‘영화에서처럼 벽에도 눈과 귀가 있다고 생각하고 살아야겠다’고 말한다”면서도 “‘통화할 때 이름과 지역을 말하지 않으면 덜 위험하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